휴대폰 사업을 포기했던 노키아가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로 ‘환골탈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프랑스 경제부는 핀란드 노키아의 자국 통신장비업체 알카텔루슨트 인수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1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그동안 프랑스 정부는 알카텔루슨트 매각에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유럽의 새로운 메이저 통신장비업체 탄생과 함께 자국에서의 감원이 없을 것이라는 기대로 노키아 인수 지지로 돌아섰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경제부 장관은 이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양사 대표의 회동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노키아 인수는 미래를 위한 움직임이기 때문에 알카텔루슨트에도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노키아가 알카텔루슨트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공식 확인한 이후 나왔다고 FT는 덧붙였다.
노키아와 알카텔루슨트의 지난해 매출을 합치면 259억 유로(약 30조원)에 이르며 종업원 수는 10만명을 넘게 된다. 인수가 실현되면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지난해 글로벌 양대 통신장비업체인 스웨덴 에릭슨 매출은 244억 유로, 중국 화웨이는 236억 유로를 각각 기록했다.
노키아는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면서 고전하던 휴대폰 사업을 마이크로소프트(MS)에 넘기고 통신장비 부문에 집중하는 등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회사는 알카텔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모든 사업부문을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알카텔루슨트는 지난 2005년 이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마이너스(-)를 지속하는 등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FT는 전했다. 또 지난 8년간 시가총액은 80% 가까이 줄었다. 알카텔 입장에서도 노키아와 손을 잡고 부진에서 벗어날 좋은 기회를 잡은 셈이다. 이에 알카텔 주가는 이날 프랑스증시에서 16% 폭등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서로 다른 기업문화를 조화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들어 노키아와 알카텔의 결합이 리스크를 안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알카텔루슨트도 지난 2006년 프랑스 알카텔과 미국 루슨트의 합병으로 탄생했지만 그후 경영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