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4월, 관심을 넘어 공존으로

입력 2015-04-1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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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이다. 벌써 35회째 맞는 장애인의 날 외에도 정부에서는 4월을 ‘장애인 고용촉진 강조 기간’으로 정하고 있다. 이렇게 법으로까지 ‘장애인 고용촉진 강조 기간’을 둔 이유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 고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고는 하나 지난해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염전 노예’ 사건만 보더라도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실시한 ‘2014년 장애인 경제활동실태조사’에 의하면 장애인 중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의 고용률은 39.6%로 같은 기간 전체 국민의 고용률인 63.0%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실업률은 6.6%로 전체 국민의 실업률인 3.6%의 2배 수준이다. 특히 중증장애인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고용률은 더 심각해 경증장애인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우리 사회가 아직도 ‘장애인 고용촉진 강조 기간’을 법적으로 정하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올해 장애인고용촉진대회에서 장애인 고용 유공으로 상을 받은 ‘특별한’ 기업은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2012년 설립된 이 기업은 기업의 이윤이 아닌 장애인 고용을 위해 설립됐다. 현재 전체 직원 91명 중 80명이 장애인이고, 80명의 장애인 중 78명이 발달장애인으로 인쇄 제본 사업을 시작으로 커피, 쿠키, 화환 제작에 이르기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가며 장애인에게 최적화된 직무를 계속적으로 발굴해오고 있다. 이곳은 복잡한 업무 수행이 어려운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감안해 작업 과정을 단순화·분업화하고, 다양한 직무에 순환 배치해 개인별로 가장 적합한 직무를 찾음으로써 장애인 고용을 성공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단순한 시혜와 동정의 시선에 두지 않고 장애인과 함께 공생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결과이기도 하다.

장애인의 날이 있는 4월은 장애인과 장애인 고용에 대한 관심이 봇물처럼 터지는 시점이다. 다양한 행사는 물론이고 언론의 관심도 집중된다. 몇몇 기업들은 사회공헌 차원에서 장애인을 위한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관심이 진정한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 장애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일시적인 관심과 시혜가 아닌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회, 즉 일자리다.

이제 곧 4월이 끝난다. 아름다운 봄꽃이 지면서 장애인에 대한 관심도 곧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우에 왠지 마음이 편치 않다. 단순한 관심을 넘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공존을 위한 실천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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