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그때 그시절] 조용병 신한은행장, 마라톤에서 ‘팀워크’를 배웠다

입력 2015-04-1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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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뛰는 사람 있어야 경쟁도 되고 위안도 돼 완주”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평소에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일선 직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자 노력하는 소탈한 성격으로 유명하다. 직원들을 포용하고, 화합하는 조직이 성과를 낼수 있다는 것이 조 행장의 생각이다.

조 행장은 취임 후 후배 직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업무 방식을 택했고,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려고 최선을 다했다. 이에 조 행장에게는 자연스럽게 어려울 때 해결해 주는 든든한 맏형, 삼촌이라는 의미에서 ‘엉클 조’라는 별명이 붙었다.

조 행장이 팀워크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은 까마득한 어린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도 조 행장은 마라톤과 농구 등 만능 스포츠맨으로 유명하지만, 어린 시절에도 동네에서 1등 달리기 선수였다.

경북 점촌의 시골 마을에서 자랐던 조 행장은 논길, 밭길을 뛰어다니며 하루를 보냈다. 조 행장은 동네 친구들과 돼지 내장에 바람을 불어넣은 것 또는 고무공으로 축구를 하며 놀기도 했다. 지금처럼 TV나 컴퓨터 등 놀거리가 없었기도 했지만, 사방이 다 흙길이라서 조 행장은 뛰어다니는 게 익숙했고, 달리기를 잘하게 된 배경이 됐다.

이에 조 행장은 초등학교 운동회 때 매번 달리기 대표 선수를 했고, 좋은 성적을 거둬 공책과 연필 같은 학용품을 상품으로 받았다.

조 행장은 장거리에서는 1등을 거의 휩쓸었다. 하지만 단거리에는 약했고, 오래 달리기를 하면 헉헉거리며 비틀거리기도 했다. 조 행장은 “무엇이든 다 잘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꼬마 시절 깨달았던 것 같다”고 말한다.

조 행장은 대전고 시절 유도를 배우기도 했다. 2년 동안 ‘낙법’만 배웠는데, 쓰러진 후 빨리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일은 조 행장이 2007년 1월 뉴욕지점장으로 발령받은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도움이 됐다고 한다. 당시 조 행장은 금융위기를 현장에서 겪으며 자금조달 업무 등을 진두지휘했었다. 기업들은 대출을 갚지 못하고 은행의 자금조달은 막혔던 위태로운 상황을 경험했다.

조 행장은 당시 경험을 통해 은행이 어떤 식으로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짜야 하며,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를 얻었다. 이후 조 행장은 귀국해 글로벌 사업그룹을 맡아 신한의 글로벌 경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조 행장이 팀워크의 힘을 배운 것은 40살 넘어 시작한 마라톤이다. 마라톤은 ‘자기와의 싸움’을 하는 운동이라고 말하지만 “먼 길을 혼자서 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조 행장은 말한다. 같이 뛰는 사람이 있어야 경쟁도 되고 위안도 돼 완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종종 “스트레스를 감내할 힘을 기르기 위해 운동을 한다”고 말한다.

조 행장은 대전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4년 신한은행에 입사했다. 신한은행 기획부장, 부행장(영업추진그룹),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등을 거쳐 지난 3월 신한은행장에 취임했다.

1992년과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5년간 뉴욕지점에 근무해 글로벌 영업 전문가로 분류된다. 내부에서는 편안한 ‘덕장(德將)’이라는 평이 주를 이룬다. 뉴욕지점장 시절 고국 소년소녀가장들을 위한 후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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