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가 지난 2013년 4.24 충남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둔 4월4일 부여 선거사무소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독대하고 현금 3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는 가운데,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성 전 회장측 일부 인사는 물론 이 총리의 당시 운전기사까지 두 사람의 독대를 인정한 반면 이 총리는 절대 따로 만난 적은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앞서 성 전 회장은 목숨을 끊기 전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총리에게 금품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내가 (이 총리의) 선거사무소에 가서 한나절 정도 있으면서 이 양반한테 한 3000만원 주고 이렇게 인간적으로 인간관계를 형성했다”고 했다.
여기에 성 전 회장이 당시 이 총리와 별도로 만나 현금 3000만원이 담긴 ‘비타500’ 음료수 박스를 전달했다는 성 전 회장측 인사의 구체적인 진술까지 나오면서 의혹은 더 커졌다.
급기야 당시 이 총리를 수행했던 운전기사가 1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거사무소에서 두 사람이 방에서 따로 만났다고 증언하면서 상황은 이 총리는 수세에 몰렸다.
그러나 이 총리는 당시 성 전 회장을 만났는 지에 대해서는 기억이 안 난다면서도 독대에 대해서는 강력 부인하고 있다.
이 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하기 위해 본회의장에 입장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선거라는 과정에서 일일이 기억하지 못하고, 당시 (부여 전 회장을) 봤다는 사람, 안봤다는 사람 혼재돼 있기 때문에 알아보는 중”이라면서도 ‘독대한 적은 확실히 없느냐’는 질문에 “네. 그렇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대정부질문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유대운 의원의 질의엔 “(그 운전기사는) 나와 3개월 함께 일한 사람”이라면서 독대 여부에 대해서는 “알아보고 있다”고만 했다.
앞서 그는 전날엔 “당시 (재선거) 후보 등록 첫날이어서 기자 수십명이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나는 도청 행사에 있었다”면서 “기자들이 저를 인터뷰하러 왔기 때문에 (성 전 회장과의 독대는) 정황상으로 볼 때 맞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