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스마트폰업체 샤오미가 거액을 투자한 베이징 소재 스쿠터 스타트업 나인봇이 세그웨이를 인수했다고 1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1인용 두발 전기 보행기구 제조업체인 세그웨이는 7개월 전 나인봇이 “자사 제품을 베꼈다”며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는데 아예 나인봇이 세그웨이를 사버린 것이다. 인수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샤오미는 지난해 10월 투자업체 세퀘이아캐피털 등과 함께 나인봇에 8000만 달러(약 877억원)를 투자했다고 이날 밝혔다.
세그웨이는 지난 2001년 딘 카멘이 발명했다. 바뀌가 두 개 달린 T자 모양의 전기 스쿠터로 탑승자의 자세를 감지해 움직이고 멈춘다. 그러나 ‘미래의 이동수단이 될 것’이라던 카멘의 호언장담과 달리 대중화되지는 못했다.
이번 인수는 샤오미의 사업다각화를 시사한다고 WSJ는 전했다. 샤오미는 지난해 말 11억 달러 자금조달에 성공한 이후 공기정화기와 스마트 조명 등 다양한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나인봇은 이날 “샤오미가 지난해 우리의 가장 큰 전략적 투자자가 됐다”고 밝혔지만 지분 보유현황은 공개하지 않았다.
나인봇은 지난 2012년 중국 로봇 엔지니어들에 의해 설립됐으며 이들의 제품은 세그웨이와 매우 흡사하다. 회사는 다리에 끼우고 타는 외발 전기스쿠터도 판매하고 있다.
가오루펑 나인봇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양사 브랜드를 유지할 것”이라며 “또 샤오미와도 더욱 밀접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사의 동맹은 중국에 더 많은 친환경 이동수단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에서도 세그웨이는 이색적인 제품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공안은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세그웨이와 비슷한 제품을 타고 순찰을 돌고 있다.
한편 가오 CEO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는 2017년 중반에 기업공개(IPO)에 나서 회사 가치를 500억 달러로 끌어올리는 것이 나의 꿈이자 희망”이라며 “세그웨이 인수는 시장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양사는 서로 다른 고객 기반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