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4.4원 내린 1084.5원에 출발했다. 이후 오전 9시 11분 현재 4.15원 떨어진 달러당 1084.75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미국 경제지표가 부진함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고조되면서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띤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의 3월 주택착공 건수는 92만6000건으로 발표돼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104만건)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한 주 전보다 1만2000건 늘어난 29만4000건으로 나왔다. 이 또한 시장 전망(28만1000명)보다 나쁜 결과였다.
그리스와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부각된 것은 달러를 포함한 안전자산 투자심리를 우세하게 만드는 데 역부족이었다. 이날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유로화 강세를 비롯한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커질 수 있어 원·달러 환율이 장중에 내림폭을 늘릴 수 있다”며 “중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선물의 이날 원·달러 환율 예상범위는 1080~109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