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강은 이때 “편안할 때 위험을 생각하고 위험을 생각하면 대비하게 돼 화를 면할 수 있다[居安思危 思則有備 有備無患]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위강이 말한 거안사위(居安思危)는 ‘춘추좌씨전’에 나온다. 평소 이렇게 했다면 세월호 사고도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목은 이색(1328∼1396)의 시에도 이 말이 나온다. ‘伏想郊宮 吟成一首’(삼가 교외의 행궁을 생각하며 한 수 지어 읊다)라는 제목이다. “농한기에 사냥으로 무예를 닦게 함은/성상께서 사위를 생각하심이니/지금은 혜성이 나와 땅을 환히 비춤에/멧돼지도 살던 숲을 멀리 떠나는 때임에랴/하지만 뭇사람이 삼구의 법도를 기뻐해도/이 신하는 오언시를 지어 올리나니/반드시 풀고 당김을 함께 하시어/지금 다시 빛나는 공업을 세우소서”[講武當農隙 思危在聖心 長星明照地 剛鬣遠辭林 衆悅三驅法 臣將五字吟 弛張須竝用 樹立更光今] 임금의 농한기 사냥을 뭐라 하지는 않겠으나 사냥만 좋아하지 말고 문과 무를 적절하게 조화시키라는 충고다.
2행의 思危(사위)가 거안사위의 준말이다. 5행의 三驅法(삼구법)은 한쪽 면은 열어 두고 삼면으로만 사냥감을 쫓는다는 말로, 임금의 사냥을 가리킨다. 7행의 弛張(이장)은 ‘예기’ 잡기(雜記)편 하의 ‘한 번 당겼다가 한 번 풀어 주는 것이 문왕과 무왕의 도’[一張一弛 文武之道也]를 인용한 것. 거안사위는 거안여위(居安慮危)라고도 쓴다. 거총사위(居寵思危)는 잘나갈 때 위태로움을 생각하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