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만화, 소설, 웹소설 등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쏟아지고 있다. 이제는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극본 공모전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윤태호 작가의 웹툰 ‘미생’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그 인기는 고스란히 웹툰의 드라마 원작화 바람으로 불었다. 현재 방영 중인 SBS 수목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도 아기자기한 소재와 감각적인 그림으로 인기를 모은 만취 작가의 동명 웹툰을 안방극장으로 옮긴 것이다. 암 선고를 받고 옛 남자친구를 찾아 가족이 돼 달라고 강요하는 의사의 이야기를 다룬 tvN 금토드라마 ‘슈퍼대디 열’도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최근 종영한 tvN ‘호구의 사랑’도 유현숙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SBS ‘하이드 지킬, 나’도 이충호 작가의 웹툰 ‘지킬 박사는 하이드씨’를 드라마화한 것이다.
웹툰 이전에는 소설과 만화책이 드라마의 원전으로 각광받았다. 7월 방송 예정인 ‘밤을 걷는 선비’는 ‘조선시대 흡혈귀’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이용한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소설도 드라마의 원작으로 간간이 이용되고 있다. 최근 종영한 SBS 주말드라마 ‘떴다 패밀리’는 2012년 출간된 김범 작가의 소설 ‘할매가 돌아왔다’를 원작으로 하며, MBC 월화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도 ‘1%의 어떤 것’, ‘인연 만들기’를 쓴 현고운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JTBC 드라마 ‘선암여고 판정단’도 박하익 작가의 소설 ‘선암여고 탐정단: 방과 후의 미스터리’를 각색한 작품이다.
웹소설도 떠오르고 있는 장르다. 지난해 방영된 MBC 드라마 ‘미스터 백’은 이조영 작가의 웹소설 ‘올드맨’이 원작이며, 네이버 웹소설에 연재된 신지은 작가의 작품 ‘뱀파이어 꽃’도 웹드라마로 제작됐다. 이처럼 웹툰, 만화, 소설, 웹소설 등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급증한 것에 대해 한상덕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미 작품화된 것들은 대중에게 검증받은 콘텐츠다. 드라마 제작 환경이 열악하고 시간 싸움이다 보니 이미 검증된 작품을 원작화하게 되는 것”이라며 “특히 만화나 웹툰은 스틸 영상이기 때문에 그대로 영상화하기가 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평론가는 “원작화 현상은 대작이 탄생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고 있으며, 새로운 창조 능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더불어 신인작가의 발굴도 점점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