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채용시장 7.7% 감소 전망

입력 2006-12-1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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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ㆍ무역ㆍ건설 '맑음'... 전 업종 채용시장 어두울 것

내년 채용시장은 올해보다 7.7% 감소하고 소위 '괜찮은 일자리'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사취업전문기업 인크루트는 19일 "11월 28일부터 12월 14일까지 788개 상장기업들을 대상으로 4년제 대졸정규직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올해보다 채용규모가 7.7%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인크루트에 따르면 채용규모가 확정된 416개 기업이 내년 뽑을 인원은 총 3만3845명으로 올해 채용인원 3만6673명보다 7.7% 감소했다.

인크루트는 "이같은 기업들의 계획에 따라 내년 '괜찮은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장사에서 창출되는 일자리를 조사한 것이므로 소위 '괜찮은 일자리'의 밀도가 높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인크루트가 조사한 상장사들의 연간 일자리 증감률을 살펴보면 지난 2004년 17.9%로 높은 증가율을 보인 이래 2005년 10.5%, 2006년 2.2% 등 매년 그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년에는 마이너스 증가율(-7.7%)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하향 추세는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크루트는 "상장사들의 괜찮은 일자리가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해마다 그 하향세가 더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연구원은 "지난 2005년 이후 괜찮은 일자리의 비중은 줄어들고, 그 자리를 상대적으로 고용의 질이 떨어지는 일자리가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실제 최근 주요 대기업의 경우도 매출액 대비 인력증가율이 답보 상태에 머물거나 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내년 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과 함께 채용시장도 밝지 못할 뿐만 아니라 특히 괜찮은 일자리가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된다"며 "고용 없는 성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청년실업률을 줄이는 한편 질 높은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 2007년 채용 3만3845명...7.7% 감소

이번 조사대상 788개사 중 62.9%인 496개사가 채용계획이 있다고 답했고, 83개사는 '채용계획이 없다'고 응답하는 등 채용계획을 확정한 기업이 총 579개사(73.5%)로 나타났다.

특히 채용계획이 있다고 답한 496개사 중 42.3%인 333개사는 채용규모까지 확정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아직 규모를 확정하지 못한 기업도 163개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채용계획이 있음에도 규모를 확정하지 못한 기업들의 절반 이사인 89개사는 증감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태였으며 대략 '증가'할 것이란 기업은 12.9%(21개사), '감소'할 것이란 기업은 32.5%(53개사)로 나타나 감소할 것이라는 기업이 증가보다 2.5배 더 많았다.

인크루트는 "내년 채용 인원을 줄여 잡고 있는 것은 내년 경기전망이 어두울 것이라는 예상이 속속 나오고 있고 환율, 북핵, 유가 등 각종 리스크가 잠재해 있어 기업들이 채용계획을 보수적으로 잡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2007년에는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불확실한 요인들이 늘어 채용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예년보다 채용계획을 확정한 기업은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크루트는 "예년에 비해 채용계획(채용 확정+미채용 확정)을 확정한 기업 비율은 늘었고, 채용 미정 기업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며 "이는 지난해 말 조사한 2006년 전망조사와 비교해도 확연히 눈에 띈다"고 밝혔다.

채용계획을 확정한 기업의 비율이 올 조사의 경우 73.5%에 이르러 지난해 조사 때 조사된 57.5%에 비해 16%P나 높아졌다.

또 이 중 채용하지 않기로 확정한 기업을 제외한 '채용한다'고 응답한 기업도 62.9%로 지난해 49.7%에 비해 13.2%P 늘었다.

인크루트는 "이처럼 예상과 엇갈리는 결과가 나타난 것은 환율, 유가, 북핵사태 등 불안정 요인이 노출되면서 내년 사업계획에 이를 반영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경영에 악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인이 일찌감치 확정돼 이를 감안한 채용계획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손 연구원은 "이미 시장에서 내년 경기가 좋지 못할 거란 잠정적 합의가 된 상태고, 그런 전망을 반영한 내년 경영계획을 미리 확정한 곳이 많기 때문이다"며 "위험요소가 명확해졌기 때문에 경영 관점에서는 오히려 불확실성이 줄어든 셈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선이 있는 해의 경우엔 기업들이 더 일찍 경영계획을 수립하려는 경향도 일부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업규모별로 채용방식도 뚜렷하게 나뉘었는데 대기업의 경우 정기공채를 실시한다는 비율이 46.5%로 가장 높은 반면 중소기업은 65.4%가 수시채용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 유통ㆍ무역ㆍ건설업종 맑음

대부분의 업종에서 채용감소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통ㆍ무역 ▲건설 ▲물류ㆍ운수 등 3개 업종의 채용시장은 맑을 것으로 예상됐다.

인크루트는 "올해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내년 공격적인 경영과 외연확장이 예상되는 ▲유통ㆍ무역 업종이 6.6% 증가할 것으로 집계돼 가장 채용이 활발한 업종이 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인크루트는 "대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내년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 신규출점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채용계획에 있어서도 58.1%가 채용을 확정했고 '채용하지 않겠다'는 비율도 6.5%도 낮은 편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정부의 신도시 계획 발표,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 등으로 침체가 완화되고 있는 건설업도 내년 4.1% 가량 채용을 늘려 뽑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 기업의 64.2%가 채용에 나설 방침으로 전체 업종 중 '채용하지 않겠다'는 비율이 1.9%로 가장 낮았다.

특히 내년 7월부터 50인 이상 기업도 주5일 근무제가 적용됨에 따라 수혜업종으로 분류됐던 물류운수업종 역시 채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인크루트에 따르면 채용은 올해 수준 이상은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 채용인원을 확정한 비율이 50.0%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화섬 ▲제지 ▲가구 등 기타제조는 채용하지 않겠다는 기업 비율이 15.6%로 전체 업종 중 가장 높게 나타났지만 1864명을 채용할 계획으로 올해에 비해 크게 나쁘지는 않을 전망이다.

반면 식음료와 제약 기계철강조선중공업의 채용시장은 '흐림'으로 나타났다.

식음료는 올해보다 무려 20.8% 감소한 973명을 뽑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인크루트는 "65.6%의 기업이 채용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규모는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 원자재의 강보합세, 올 초 터진 학교급식위생 사건 등 악재에다 내수에 민감한 업종 자체의 특징이 겹쳐 내년 채용규모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약업종도 올해보다 19.9% 감소한 868명을 채용할 예정으로 지난 5월 보건복지부의 약제비 적정화 방안발표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한 불확실성 등이 채용시장축소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또 최근 채용이 나쁘지 않았던 기계철강조선중공업종은 올해 상당한 인원을 확보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내년에는 채용을 축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크루트에 따르면 전체의 67.7%가 채용에 나설 것으로 나타났지만 올해보다 19.6%나 감소한 1217명을 뽑을 것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환율하락 등의 원인으로 ▲전기전자 ▲자동차 ▲석유화학 ▲정보통신 ▲금융 등 전 업종의 내년 채용기상도는 '흐림'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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