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맥락’이 없다면 브랜드도 ‘스토커’일 뿐

입력 2015-04-2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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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선 커뮤즈파트너스 대표

우리네 삶은 수없이 많은 판단의 연속 과정이다. 이것이 맞을지, 저것이 맞을지 결정하고, 이 결정을 행동으로 옮기고 또 다시 실행의 결과를 피드백해 2차, 3차 판단을 적시에 내려야만 멍청하다는 소리 덜 들으면서 살아갈 수 있다.

제품을 브랜딩하는 작업도 마찬가지다. 결국은 ‘소비자가 무엇을 살까’라는 판단의 중앙에 내 제품이 놓이도록 하는 일련의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소비자는 브랜드의 ‘무엇’을 보고 판단을 내리는 것일까? 누구나 고민하는 화두지만 정답은 천차만별이다.

성공하는 제품의 핵심에는 반드시 ‘맥락(脈絡)’을 제대로 갖추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전에서는 ‘사물 따위가 서로 이어져 있는 관계나 연관’을 맥락이라 정의한다. 맥락은 공감을 얻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절반 가격에 팔면 더 많이 사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정말 그럴까?”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제3자 입장에서는 근거 없는 확신일 뿐이다. 맥락이 없거나, 있더라도 공감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품 브랜딩 과정은 흔히 남녀가 연애하는 것과 흡사하다고 말한다. 첫 만남에서 호감을 얻기 위해 나름 꽃단장을 하는 것부터 만나는 동안에도 티격태격 밀당하는 것, 그리고 결국 상대가 좋아할 만한 선물을 숨겨놨다가 감동을 자아내는 프러포즈로 결혼에 골인하는 일련의 장면을 상상해보면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왜 안 팔릴까?’라고 한숨을 쉬기보다는 팔릴 만한 맥락을 상대방, 즉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보고 제품을 권할 때도 ‘나라면 살까?’라는 자신의 물음에 ‘예스(Yes)’라는 대답이 명쾌히 나올 때야만 비로소 성공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도 제값 주고 사지 않을 것 같은 제품을 이윤이 많을 거라는 욕심에 시장에 내놔봐야 그 여자를 사랑한다며 쫓아다니는 ‘스토커’ 취급만 받을 뿐이다.

누가 사랑해주길 바라는 것은 브랜딩이 아니다. 사랑받을 맥락을 만드는 것이 바로 브랜딩이다. 연애도 대박도 ‘공감받을 맥락’이 있을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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