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전격 사의를 표명한 이완구 국무총리가 최단명 총리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이 총리의 재임 기간은 사의 표명 시점까지로만 따지면 63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재임 기간이 가장 짧았던 총리(총리서리 제외)는 허정 전 총리로, 1960년 6월 15일 취임해 제2공화국 출범 직후인 같은 해 8월 18일 물러났다. 이 총리보다 재임 기간이 이틀이 더 긴 셈이다.
다만 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인 점을 감안해 이 총리의 사의를 즉각 수용하지 않고, 오는 27일 귀국한 이후 수용한다는 방침임에 따라 공식 기록상으로는 허정 전 총리보다는 며칠 더 총리직에 머무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총리는 21일 국무회의 사회봉부터 최경환 부총리에게 넘기고 총리 직무에서 사실상 손을 놓는다는 방침이어서 실질적으로는 역대 총리 중 가장 '단명(短命)'한 총리라는 짐을 지게 됐다.
이 총리 사표 수리가 다소 늦어지더라도 허 전 총리는 5·16 군사쿠데타라는 정치적 격변의 영향으로 교체됐다는 점에서 개인 비리 의혹으로 물러나는 이 총리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평가도 뒤따르고 있다.
한편 이 총리는 이날 오후 평소보다 이른 시각인 오후 5시쯤 퇴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오늘 오후 이 총리가 마음을 정리한 게 아니냐는 말이 있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