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정크본드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예견이 나왔다.
‘채권왕’ 제프리 건들라흐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TV프로그램 ‘월스트리트위크’에 출연해 “투자자들이 그동안 수익률을 쫓아 앞뒤 가리지 않고 투자해왔다”며 이 같이 경고했다.
건들라흐 CEO가 정크본드를 금융위기 촉발의 단초로 지목한 배경은 투자자들의 자금 쏠림 현상이 이쪽으로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미국이 제로금리를 유지하자 정기적인 고수익을 거두고자 정크본드에 자금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 이자는 물론 채권자에게 원금을 상환하는 것 역시 힘들 수 있고, 이는 곧 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건들라흐 CEO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기준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 정크본드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건들라흐 CEO뿐만 아니라 기준금리 인상 후 채권시장 변동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이미 높아졌다. 지난 2013년 5월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종료를 선언한 후 시장이 급변해 나타났던 ‘테이퍼 탠트럼’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조셉 라보냐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사례를 비춰본다면 채권 금리는 단기간(일반적으로 두 달 이내)에 큰 폭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마켓워치는 보도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의 통화·자본시장국장인 호세 비날스 역시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슈퍼 테이퍼 탠트럼’ 현상이 발생해 채권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건들라흐 CEO는 “기준금리가 인상된 후 투자자들이 채권투자에 두려움을 갖고 자금을 빼기 시작한다면, 채권을 발행한 기업 입장에서는 원금상환 등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상이란 상황을 겪어본 적 없는 정크본드가 금리 변동 후 급변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능가하는 충격 몰고 올 것”이라며 “채권만기가 몰려 있는 2018년, 2019년에 투자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건들라흐 CEO는 정크본드 시장의 변동성이 일반인 투자자들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수의 일반 투자자들이 자신의 퇴직금을 자금으로 삼아 정크본드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 리스크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건들라흐 CEO는 정크본드 위기가 당장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고수익을 안겨주는 정크본드에 투자하는 것은 괜찮지만, 향후 1∼2년 후에 이 같은 ‘재앙’이 닥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는 것이란 얘기다. 건들라흐 CEO는 “투자자들이 수익률로 혜택을 보고 있는 특정 종목에 대해서는 거리를 둘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