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여기에 세 가지를 더 닦습니다. 하나는 구두이고, 또 하나는 책상,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스마트폰입니다. 먼저 매일 아침 출근하기 전에 제가 신는 구두를 닦습니다. 어쩌다 저처럼 뚱뚱한 주인을 만나 고생하는 것이 두 발이지요. 이 두 발이 가는 곳이면 매일매일 동행하면서 정성스레 보호해주는 것이 바로 구두입니다. 저는 구두를 하얀 면장갑을 끼고 구두솔이 아닌 장갑으로 깨끗이 닦습니다. 뒷굽도 닳고 가죽도 구겨졌지만 불평 한 마디 없는 고마운 구두에게 오늘도 잘 부탁한다는 인사와 함께 닦습니다.
또 하나는 사무실 책상입니다. 매일 출근하자마자 물티슈로 책상과 서랍, 그리고 컴퓨터와 전화기를 닦습니다. 후배들이 보면 영감 스타일이라고 하겠지만 이렇게 매일 닦아도 물티슈에 먼지가 묻어나지요. 그래서 닦는 재미가 있어 좋습니다. 그리고 또 제가 좋아하는 노래 ‘The Power Of Love’를 들으면서 책상을 닦으면 그날에 일할 에너지가 마구마구 생기더군요. 그래서 사무실 후배들에게도 자기 책상을 닦아보라고 권유하기도 하고, 또 매주 금요일은 사무실에서 단체로 청소하는 날로 하자고도 합니다. 저와 가족의 밥상을 책임져주는 고마운 책상이기에 오늘도 고마운 마음으로 책상 이곳저곳을 콧노래를 부르며 닦습니다.
마지막으로 닦는 것은 바로 스마트폰입니다. 배경화면에는 돌아가신 부모님이 저의 대학 졸업식에 오셔서 학사모를 쓰시고 찍은 사진이 있습니다. 막내아들 졸업식이라 고향인 대구에서 한걸음에 달려 오셔서 함박웃음을 짓고 계신 빛바랜 사진입니다. 스마트폰을 닦으면서 매일 아침 부모님에게 인사를 하게 됩니다. 하루 24시간 늘 함께하고 또 제가 행여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늘 저를 지켜주는 소중한 사진입니다.
저는 오늘도 열심히 닦습니다. 이렇게 시작하는 아침 출근길이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