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삼성의 첫 폴더폰 속에 새겨진 ‘할 수 있다’는 글귀… 갤럭시S6 만들다

입력 2015-04-2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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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개발 역사 총아 ‘SIM’ 개관 1주년

▲1998년 10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최초 폴더형 휴대폰 회로기판에 적혀 있는 문구 '할 수 있다는 믿음' (김지영 기자 gutjy@)

‘할 수 있다는 믿음.’ 1998년 10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최초 폴더형 휴대폰 회로기판에 깨알같이 적혀 있던 문구다.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시절, 한 개발 직원이 새겨놓은 이 문구는 위기를 극복하고 신제품의 성공을 바라는 삼성전자 전 임직원의 결의를 상징하고 있다. 이 같은 삼성전자 임직원 열정과 노력은 삼성전자를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바꿔 놓았다.

삼성전자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에 위치한 전자산업사 박물관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Samsung Innovation Museum·SIM)이 22일 개관 1주년을 맞이했다. SIM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를 주제로 국내외 전자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 역사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조성된 기업 박물관이다.

개관 1주년을 맞아 찾은 SIM에서는 삼성전자의 혁신을 주제로 한 특별전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권오현 부회장의 수기 보고서 눈길= 삼성전자는 ‘삼성전자, 개발을 말하다’를 주제로 165㎡ 규모의 특별 전시장을 마련했다. 삼성 혁신의 핵심 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 ‘개발’을 총 6개의 주제로 나눠 묵묵히 땀흘린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한아름 풀어놓았다.

‘1부 개발을 말하다’에선 △국내 최초 자체 컬러 TV 개발(1976년) △국내 최초 64KD램 개발(1983년) △세계 최초 CDMA 휴대폰 SCH-100 개발(1996년) 등을 당시 사진 중심으로 전시했다. ‘2부 삼성전자, 신화에 도전하다’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TV, 휴대폰 등 대표 제품들의 개발 역사를 소개했다.

‘3부 삶의 새 기준을 제시하다’에서는 ‘갤럭시S6’ 스마트폰과 ‘액티브워시’ 세탁기 등 삼성전자 첨단 기술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제품 개발 관련 시료를 감상할 수 있었다. ‘4부 혁신의 공간을 들여다보다’에서는 2000년대 삼성전자 개발자의 사무 공간을 실물 형태로 재현했고, ‘5부 개발자, 혁신을 말하다’에서는 삼성전자 개발자 인터뷰를 영상으로 소개했다. 마지막 ‘6부 미래를 상상하다’는 관람객들이 개발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남길수 있도록 구성됐다.

▲권오현 삼성전자 DS부문 대표(부회장)가 1988년 10월 개발팀장 시절 수기로 작성한 ‘1M D램 성능 분석 보고서’.(김지영 기자 gutjy@)
가장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현재 DS(부품)부문 대표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친필 보고서다. 권 부회장이 1988년 10월 개발팀장 시절 수기로 작성한 ‘1M D램 성능 분석 보고서’에는 문제점과 비교 분석 등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또 삼성전자의 최초 폴더형 휴대폰 ‘SCH-800’ 회로기판에 새겨진 ‘할 수 있다는 믿음’이라는 문구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라는 기록이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당시 이 모델 휴대폰 회로기판에는 모두 이 문구가 새겨져 판매됐다.

◇문턱 확 낮춘 기업박물관= 지난해 4월 21일 과학의 날에 5층 1만950㎡ 규모로 문을 연 SIM은 ‘모두에게 활짝 열린 기업 박물관’을 표방하며 대중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SIM은 공공기관이나 각종 단체 등 관람 자격을 제한했던 이전 홍보관과는 달리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해 현재 연간 방문자 수가 2013년 약 2만여명 대비 3배 이상인 6만6000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그 중 약 1만명은 초·중·고교생이었으며 외국인 관람객 수도 1만6000명을 넘어섰다. 관람객과의 쌍방향 소통을 꾀하기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고 현재까지 참여 인원은 2000명에 이른다.

특히 어린이 관람객이 삼성전자 연구원으로 변신해 전자산업의 핵심 키워드를 연구해보는 ‘어린이 연구소’와 자유학기제 도입에 발맞춰 기획된 중학생 대상 진로 탐구 지원 프로그램인 ‘청소년 이노베이션 워크숍’이 큰 호응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이밖에 ‘전자 산업사 투어’, ‘가족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SIM은 전자산업 혁신의 역사와 미래, 산업의 변화 속에서 삼성전자의 기술을 주도해온 혁신 스토리를 국내외 각계 각층에 알리는데도 앞장서왔다. 지난 1년간 물라투 테쇼메 에티오피아 대통령,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총리,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헝가리 총리 등 국빈 방문 뿐만 아니라 해외 거래선과 해외 언론의 SIM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전자산업의 역사와 혁신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매우 흥미로웠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올 1월에는 22개 미래 기술을 담은 단편 영화 ‘오늘이 바로 그 날’ 상영을 시작, 삼성전자가 그리는 미래상과 비전을 SIM 방문객과 공유했다. 영상에서는 동작 인식 기술을 활용해 목장 주인 대신 양을 치는 기기, 인간의 뇌처럼 판단해 운전하는 자동차 등 미래의 기술을 단란한 가족의 이야기와 함께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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