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원자력협정 타결] 사용후 핵연료 재활용 길 연 ‘파이로프로세싱’ 이란

입력 2015-04-22 18:55 수정 2015-04-2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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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원자력 협정이 42년만에 전면 개정됨에 따라 한국이 추진 중인 ‘파이로프로세싱’ (Pyroprocessing·건식 재처리) 연구개발이 탄력을 받게됐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사용후핵연료에서 원자폭탄의 핵심연료인 플루토늄만을 뽑아내는 것을 처리기술로, 섭씨 500∼650도의 용융염을 이용, 전기 화학적 방법으로 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 등 유용한 핵물질을 분리해낸다.

이번에 개정된 협정에는 사용후핵연료 관리 부분에 ‘현존 시설 내 조사후시험ㆍ전해환원 장기동의 확보’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조사후시험은 파이로프로세싱은 핵연료봉에서 사용후핵연료를 꺼내 파이로공정에 투입할 준비를 하는 전처리 과정 연구이고 전해환원은 전기를 이용해 세라믹 형태인 우라늄 등에 결합된 산소를 떼어내 금속 상태로 만드는 과정이다.

이는 국내 연구시설에서 파이로프로세싱 연구를 위한 전단계로 사용후핵연료의 변형이나 특성 연구 등 각종 시험을 하고, 파이로프로세싱 전반부 공정의 핵심 과정인 ‘전해환원 연구를 미국의 허가 없이 통보만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이 기술의 큰 장점은 순수한 플루토늄만을 분리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핵무기 제조에 전용될 우려가 없다. 파이로프로세싱으로 회수된 핵물질은 원자로에서 사용된 핵연료를 처리해 미래 원전으로 개발중인 소듐냉각고속로(SFR)의 연료로도 사용이 가능해 당면과제인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주목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원전마다 임시저장소에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고 있으나 일부 원전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러 영구 처리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013년 10월 출범한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는 5월까지 원전 지역 주민 의견수렴을 마치고 사용후핵연료 처리 권고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협정 개정으로 연구단계이긴 하지만 파이로프로세싱을 적용하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양이 감소해 처분장 규모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파이로프로세싱 공정은 전해환원과 환원 금속에서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 핵물질을 분리하는 전해정련·전해제련으로 구성되는 데, 여기서 생산된 핵물질은 SFR의 금속핵연료로 재활용되고 파이로프로세싱 과정에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양은 20분의 1로 줄어들게 된다.

이같은 이유로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은 사용후핵연료 처리 기술 중 핵확산 저항성이 가장 뛰어나고 전체 공정이 간단해 상업화에 성공하면 경제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미원자력협력협정개정지원센터장인 이광석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는 “이번 협정 개정은 우리나라가 미래 원전 기술에서 매우 중요한 파이로프로세싱 연구를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상당한 범위의 자율권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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