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4분기째 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출 성장세가 멈춰선 데 따른 것이다. 내수부진에 이어 수출까지 나빠진 것이다.
한국은행이 23일 집계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수출은 전분기보다 0.0% 증가해, 전분기 수출증가율(0.4%)보다 축소됐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으로 비교해도 0.0%를 기록해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분기(-0.7%) 이후 5년 2분기내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중국의 성장방식 변화, 저유가 지속, 원화 강세 등에 따라 구조적으로 수출이 침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입도 0.5% 늘어나는데 그쳐 증가율이 전분기보다 0.2%포인트 줄었다. 이에 따라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7%포인트를 기록, 1분기 전년동기비 성장률(2.4%)을 깎아 먹었다.
반면 같은 기간 내수부문의 성장기여도는 3.1%포인트를 기록해 전분기(2.8%포인트)보다 확대됐다. 그러나 내수를 항목별로 보면 신통치 않다. 견조한 경기회복세를 보여주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부진한데 반해 건설투자가 개선세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GDP를 지출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전분기(0.5%)보다는 소폭 확대된 0.6%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미진하다는 분석이다. 작년 4분기 4.0%나 뛴 설비투자는 이번 분기에는 0.0%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와 달리 건설투자가 7.5% 성장해 전분기(-7.8%)의 부진을 딛고 큰 폭으로 성장했다.
이밖에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전분기 -0.5%에서 이번 분기 2.6%로 개선됐다. 정부소비는 전분기와 같은 0.2%로 집계됐다.
경제활동별 GDP를 보면 건설업이 전분기보다 2.5% 증가해 눈에 띈다. 작년 4분기에는 -3.0%를 기록했다. 제조업은 반도체, 석유화학제품 등이 증가해 전분기(0.0%)보다 확대된 0.4%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서비스업은 금융 및 보험업, 부동산 및 임대업,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이 늘어나면서 0.9% 성장했다. 전분기(0.6%)보다 개선된 수치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전기업을 중심으로 3.6% 감소했다. 농림어업은 채소, 과실 등이 늘어나면서 2.9% 증가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소비·투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 유가하락의 효과만으로 쉽게 살아나기는 아직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 효과도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2분기에도 경기회복세는 미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