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노사가 정규직의 임금을 동결하는 대신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에 합의했다.
그간 비정규 직원이 시험 등 특정 절차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한 사례는 있었지만 노사 합의를 통해 비정규직이 대거 정규직으로 전환되기는 우리은행이 처음이다.
우리은행 노사는 20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골자로 하는 올해 임단협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우리은행 비정규직은 현재 전체 직원(1만1000여명) 대비 30% 수준인 3100여명으로 매스마케팅 직군(창구 텔러), 사무직군, 고객만족 직군(콜센터 직원), 전문계약직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은행은 이중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 전문계약직을 제외하고 모든 비정규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향후 비정규직은 급여의 경우 단일호봉제인 정규직과 달리 직군별 임금제를 택해 정규직에 근접한 수준까지 순차적으로 관련 규정개정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3월1일부터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이날 노사합의서 서명식에 앞서 "지난 10월 산별노조 공동임단협 이후 우리 사회의 현안인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와 타협을 거듭해왔다"며 "노조의 정규직 임금 동결이라는 대국적 양보와 은행측의 결단에 힘입어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마호웅 노조위원장도 "이번 합의가 정규직의 임금동결이라는 양보를 전제로 이루어진 만큼 전직원간 결속력을 더욱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