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지 않은 여자들’ 김혜자와 장미희가 눈물 포옹으로 이별을 고하며 한집 살이를 종료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극본 김인영, 연출 유현기, 한상우, 제작 IOK미디어) 18회에서는 순옥(김혜자)과 모란(장미희)이 모든 앙금을 풀고 아쉬움 속에 헤어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서는 모란이 순옥에게 30년 전 철희(이순재)와 기차에서 있던 일들을 모두 자백하는 모습이 담겼다. 모란의 말을 듣자마자 순옥은 “나쁜 년. 우리한테 얘기 했어야지”라며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격노했다.
이에 모란은 당시 기차에서 철희의 청혼을 거절했던 것부터 철희가 약혼남한테 편지를 보내 파혼을 당했고, 그로 인해 자신은 인생을 잃어버렸다며 지금도 철희를 용서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또한 죽고 싶은 마음에 기차에서 뛰어내리려다 철희가 말리면서 미끄러져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던 것이다. 심지어 순옥이 이를 믿지 않자 밖에서 듣고 있던 철희가 “장모란이 말이 맞다. 내가 미끄러져 떨어진 거야. 내가 그랬어”라고 말해 모란에 대한 오해가 일단락됐다.
그제야 모든 진실을 알게 된 순옥은 철희에게 달려가 원망과 분노를 쏟아냈고, 모란의 편에 서서 떠나기 전 사과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모란이 떠나기 전날 밤, 순옥은 모란에게 “30년 동안 그 무거운 걸 품고 사니까 병이 생겼잖아”라며 오랫동안 말 못하고 속 끓였을 모란을 위로했다. 이어 “세컨드의 딸이면 어때요. 좋은 학교도 갔으면서 자신감 갖고 살았어야지”라고 원수가 아닌 언니로서, 모란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순옥의 따뜻한 진심에 두 사람은 지난 30년의 앙금과 오해를 훌훌 털어냈다.
다음날 순옥이 집으로 떠나는 모란에게 새벽부터 준비한 음식 보따리를 건넸고, 모란은 “감사했어요. 이젠 다시 안 올게요”라는 말과 함께 이별의 포옹을 나눴다. 순옥은 “그래요, 오지 마. 가서 잘 살고 아프지 말고”라고 모란의 행복과 건강을 진심으로 기원했고, “미안해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날 모란을 미워하고 오해했던 자신을 용서해달라고 사과한 것. 이에 모란은 순옥을 향해 허리를 굽혀 마지막 인사를 한 뒤 집을 나섰다. 이후 두 사람이 각자의 집에서 때때로 서로를 그리워하며 떠올리는 장면이 담기면서, 앙숙 관계에서 빈자리를 허전해하는 사이가 돼버린 두 사람의 모습이 안방극장을 훈훈함으로 물들였다.
한편 18회에서는 박총무(이미도)가 스승 순옥(김혜자)에게 숨겨둔 발톱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는 모습이 담겨 긴장감을 상승시켰다. 극중 박총무는 순옥에게 요리 수업을 늘릴 것을 제안하면서 자신도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순옥은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박총무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만회해보려 했지만, 자신이 만든 메뉴는 진부하다고 평가받고 현숙이 만든 소스가 칭찬을 받자 분개했다.
더욱이 남몰래 흠모하던 구민(박혁권)이 철희(이순재)에게 현숙이 첫 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라 말하는 것을 엿들었던 것이다. 이에 박총무는 인터넷에 수강생인척 안국동 강선생이 재료를 강매하고, 유기농이라 속이고 있다고 글을 올리는가 하면, 공중전화를 이용해 세무 조사팀에 순옥을 제보하는 등 12년 동안 모셔왔던 순옥을 무너뜨리기 위한 계략을 실행에 옮겼다. 과연 박총무가 치밀하게 준비해온 계획에 순옥이 어떤 타격을 받게 될 것인지, 박총무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