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25%에 달하는 자사주를 이용해 지배주주 장세주 회장 일가의 경영권 안정 구도를 매듭지었다.
이익소각 및 매각을 통해 동국제강에 대한 장 회장 일가 지분을 한달 동안 5.52%P나 늘려놓았다.
세계 4위 철강사 일본의 JFE스틸과의 동맹 강화로 15%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한 든든한 ‘우군(友軍)’도 확보했다.
◆ 동국제강 자사주 11.9% JFE스틸 등에 매각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지난 20일 이사회에서 자사주 12.72%(786만2186주) 중 11.92%(736만6674주)를 21일 장외처분키로 결의했다.
일본 JFE스틸이 10.12%(625만9317주), 동국제강 오너인 장세주 회장과 동생 장세욱 전무가 각각 1.06%(65만8037주), 0.73%(44만9320주)씩을 인수한다.
이는 동국제강 자사주를 이용한 경영권 안정화 작업이 사실상 매듭지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국제강그룹은 올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 규모로 발표한 재계 순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 22위(5조7000억원)에 올라있다.
지난달 1일 공정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계열사 기준으로 철강ㆍ물류ㆍIT 부문의 11개 국내 계열사를 두고 있다. 동국제강, 유니온스틸, 유니온코팅, 동국통운, 국제통운, 부산항4부두운영, 국제종합기계, DK유아이엘(옛 유일전자), DK유테크, DK유엔씨(옛 탑솔정보통신), DK에스앤드 등이 계열사들의 면면이다.
동국제강그룹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 동국제강은 계열사간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중심축이다.
동국제강은 유니온스틸의 최대주주로서 74.91%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이어 유니온스틸-피복강판업체 유니온코팅(이하 모회사 지분율 70.94%)-농기계제조업체 국제종합기계((100%)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춰놓고 있다.
◆ 장 회장 일가 지분 한달새 5.52%나 늘어
동국제강은 또 물류업체인 동국통운과 국제통운 지분 33.0%, 66.0%를 갖고 있고, 동국통운이 54.0%로 부산항4부두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IT계열사들 역시 동국제강-휴대폰 키패드 업체 DK유아이엘( 34.82%)-DK유테크(95.22%)로 이어지는 구도다.
하지만 지주회사격인 동국제강에 대한 장세주 회장을 비롯한 일가 지분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편이었다. 이를 24.86%(1785만4430주)에 달하는 자사주를 이용해 더욱 견고한 지배기반을 갖췄다.
동국제강은 자사주 8.42%(1000만주)를 지난달 28일 이익소각했다. 이에 따라 장 회장은 12.43%였던 지분을 14.44%로 확대할 수 있었다. 장 전무 등 친인척 지분을 합한 지분도 23.04%에서 26.77%로 늘어났다.
이어 장 회장와 장 전무가 이번에 자사주를 사들임으로써 동국제강 지분이 각각 15.50%, 10.58%로 증가했고, 친인척을 포함한 지분도 28.56%로 확대됐다.
동국제강 자사주 이익소각 및 매각을 통해 장 회장 일가 지분이 한달새 5.52%P나 늘어난 셈이다.
특히 지난 9월 일본의 JFE스틸과의 동맹 강화에 따라 자사주 10.12%를 넘겨 든든한 ‘우군’도 확보하게 됐다. JFE스틸은 지난 9월 동국제강과 전략적 제휴 확대 협정을 맺고, 동국제강 지분을 기존의 4.1%에서 15%까지 확대키로 합의한 바 있다.
한편 동국제강은 경영권 안정을 위한 일련의 자사주 매각으로 0.73%(44만9320주)의 자사주만이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