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바꾸고 로고 지우고” 삼성전자 中·日 잡기 ‘배수의 진’

입력 2015-04-2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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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일본 시장용으로 선보인 갤럭시S6엣지. 사진=삼성전자재팬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배수의 진을 쳤다.

삼성전자는 23일 일본에 출시한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모델에 ‘SAMSUNG(삼성)’ 로고를 뺐다. 대신 현지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의 로고(docomo)를 새겨 넣었다.

삼성전자의 이번 전략은 새 전략스마트폰 개발 프로젝트명인 ‘코드 제로’의 연장선상으로 읽힌다.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마케팅에도 적용한 것이다.

일본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곳이다. 민족·문화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혐한 정서가 강하고, 일본 국민들이 자국 전자기업의 몰락을 삼성 탓으로 돌리며 작심한 듯 배척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40.8%), 소니(18.1%), 샤프(12.4%), 후지쓰(8.8%), 삼성(5.6%) 등 순이다.

삼성전자는 일본 시장을 뚫기 위해 제품의 생명과도 같은 로고를 포기했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승부수가 통할지에 대해 업계의 의견은 분분하지만, 자존심보다 실리에 방점을 찍은 과감한 행보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세계 정상의 스마트폰 제조기술을 갖고 있는 만큼 일본인들의 혐한 정서만 걷어내면 일본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점유율을 뺏어 올 수 있는 잠재성 큰 시장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을 털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시장인 중국에서도 브랜드 정체성을 새로 다지는 모험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17일 중국에 출시한 새로운 갤럭시의 공식 중문 표기도 바꿨다. 2011년 ‘가이스(盖世)’라는 중문 표기 이후 영문 ‘Galaxy’를 사용해 오다 올해 ‘가이러스(盖乐世)’로 바꿨다. 삼성전자는 가이스에 젊은 층이 좋아하는 단어인 ‘러(乐)’를 넣어 선호도를 높이고 갤럭시와 발음을 비슷하게 만들었다. 중국 시장점유율 회복을 위해 제품 이름까지 바꾼 셈이다.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샤오미, 화웨이 등 현지 업체들의 성장으로 올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출하량 기준) 순위가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마케팅 전략 변화가 성공을 거둘지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갤럭시S6부터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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