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봄 햇살이 나들이 본능을 깨웠다. 어디론가 떠나지 않고선 몸살이 날 만큼 눈부시게 아름다운 계절이다. 자연이 마술을 부린 듯 며칠 사이 온 세상이 푸른 옷으로 갈아입었다. 특히 5월은 봄나들이의 클라이맥스다. 근로자의 날(5월 1일)부터 어린이날(5월 5일), 어버이날(5월 8일) 등 휴일도 행사도 많다. 그래서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온가족이 나들이에 이만큼 좋은 시기도 없다.
하지만 나들이 본능을 가로막는 게 있다. 가난한 마음이다. 떠나고 싶어도 이것저것 걱정스러운 게 참 많다. 나들이라고 별 거 있을까. 알고보면 온 가족이 마음 편히 다녀올 수 있는 코스도 많다. 일명 ‘알뜰여행코스’다. 대표적인 곳이 전남 곡성·구례와 경남 하동이다. 섬진강을 따라가는 가족 체험여행지다.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2015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전남 곡성 섬진강기차마을은 지리산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과 야생차의 그윽한 향이 살아 있는 매암차문화박물관, 악양들판을 바라보며 자리한 드라마 ‘토지’ 최참판댁 세트장을 둘러보는 1박2일 코스로 안성맞춤이다.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옛 역사와 창고, 증기기관차, 폐선 철로 등도 이색 볼거리다. 마을 안을 도는 레일바이크와 장미공원 산책로, 다양한 체험공간도 흥미롭다. 특히 기차마을을 출발해 가정역까지 가는 증기기관차는 추억을 떠올리며 섬진강의 풍광을 조망할 수 있어 인기다. 침곡역에서 출발해 가정역까지 달리는 레일바이크도 멋진 시간을 선물한다.
불가의 존엄이 감싸는 천년고찰 화엄사도 인기 코스다. 지리산 자락에 기댄 화엄사는 깊은 계곡을 따라 경내로 들어서면 존엄한 불가의 세계를 보여주는 보물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각황전(국보 제67호), 각황전 앞 석등(국보 제12호), 사사자 삼층석탑(국보 제35호) 등 민족 영산 기운이 넘쳐난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옹기 만들기와 낙농 체험이 제격이다. 울산과 울주군에 가면 울산시티투어가 있는데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울산의 구석구석을 색다른 테마로 즐길 수 있어 인기다. 좀 더 특별한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2층 버스를 선택해 탑승하면 된다.
울주군 두서면의 신우목장에서는 생생한 낙농체험이 가능하다. 우유공장과 방목장을 방문해 아이스크림이나 치즈를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이 가능하다. 외고산 옹기마을에서는 옹기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조정과 패러글라이딩 같은 익스트림을 즐기고 싶다면 충북 충주나 단양이 좋다. 충주에서 단양으로 이어지는 여행에서는 육해공에 걸친 레저를 전부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성자연휴양림에서는 DIY(Do It Yourself) 생활목공예 체험과 최장 505m에 달하는 짚라인(Zipline)을 만끽할 수 있다.
충북 충주의 중앙탑면에 자리한 세계술문화박물관 리쿼리움은 초등학생도 입장 가능한 이색 박물관으로 와인 만들기 체험이 이뤄진다. 탄금호에서는 무료로 즐기는 조정 체험도 재미가 쏠쏠하다. 패러글라이딩의 메카 단양에서는 남한강 상공을 날아올라 천혜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경기 파주와 연천도 아이들과 함께하는 나들이 장소로 좋다. 우선 파주출판도시에서는 책과 놀고 즐긴다. 베짱이학교는 DMZ에서 로컬 식재료를 활용해 요리하고, DMZ 나들이 등 이색 체험을 제공한다. 연천승마공원에서는 말을 타고, 애심목장에서는 낙농 체험을 통해 방금 만든 치즈를 맛보며 가족애를 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