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보안업체 안랩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2012년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안랩을 떠난 뒤 성장세가 제자리걸음에 멈춰선 모습이다.
2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안랩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13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인 2013년 1334억원보다 오히려 줄어든 수치다. 업계에서는 안랩의 이러한 실적 부진을 두고 보안시장 전체의 침체기와 함께 국내 1위 보안업체라는 인식을 잃어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수익의 대부분을 국내 제품판매로 거둬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시장의 열악한 환경은 안랩 성장의 걸림돌이 된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안랩(구 안철수연구소)의 의장직을 사퇴하면서 실적 하락이 예고된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안랩은 2013년 안철수연구소에서 사명을 변경했지만 아직도 옛 사명을 기억하는 사용자가 많을 정도로 안철수의원의 영향력은 컸다. ‘안철수=안랩’이라는 사람들의 인식이 있는 상황에서 안철수 의원의 의장직 사퇴는 큰 타격이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안철수 의원이 대선출마를 선언했던 2012년 전후의 안랩 실적을 보면 안랩의 매출액은 2010년 697억원, 2011년 987억원에 이어 2012년 1267억원을 기록하며 1000억원을 돌파했다. 매년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해왔지만 이후부터 별다른 성장률 없이 제자리걸음에 멈춰있다. 영업이익도 2012년 132억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냈지만 이듬해는 2013년에는 54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안랩 측은 안철수 의원의 의장직 사퇴와 안랩의 실적과는 별도의 사안이라고 못박았다. 안철수 의원은 2005년 대표이사 사퇴를 하고 계속해서 의장으로 활동하다가 2012년 의장직까지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시기에 안랩이 사상 처음으로 매출액 1000억원 돌파를 기록하며 의미있는 성과를 달성했다는 것이다.
안랩 관계자는 “성장하는 속도가 더딘 것은 인정하지만 이는 국내 보안시장 전체가 침체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라며 “안랩의 성장률이 느린 것과 안철수 의원은 전혀 관련이 없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