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산업과 운명 같이 한 정선 나전역, 간이역 복원까지

입력 2015-04-27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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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산업과 운명 같이 한 정선 나전역, 간이역 복원까지

(사진=뉴시스)

1960년대 강원도는 석탄산업으로 유례없는 호황을 맞았다. 당시 일대엔 300여곳의 탄광이 성업했다. 태백·영월·정선·화순 등 입구 십수만의 도시들이 생겨났다. 특히 정선군은 국내 민영 탄광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삼척탄좌 정암광업소가 자리 잡으며 도시가 커졌다. 쉴새 없이 석탄과 인력을 나르기 위해 철도와 도로가 정비됐고 그 연장선 상에서 1969년 정선군 북평면엔 나전역이 설립됐다. 운송된 석탄은 당시 한국의 에너지원이 됐고, 경제 발전의 밑거름으로 사용됐다.

그러나 1980년대 석탄산업이 위기를 맞으며 일대 도시도 위기를 맞았다. 인구는 절반 이상 도시를 떠났다. 전국의 탄광은 줄줄이 문을 닫았다. 정선군 역시 그 운명을 피해갈 순 없었다. 일자리를 찾아 많은 이가 이주했다. 나전역이 있던 정선군 북평면 인구는 7200명에 이르렀지만 1990년대부터 감소하더니 2600여명으로 줄었다.

보통역으로 운영됐던 나전역은 1993년 무인차 간이역으로 격하됐다. 더 이상 나를 석탄도 여객도 없었다. 2011년부터는 여객취급이 중지됐다.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유지비만 들 뿐이었다. 자연스레 철거 위기에 놓였다.

지역 기관단체와 주민들의 반대로 간신히 간이역으로 명맥만 유지했다. 철거 위기 속에서도 나전역은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졌다. 빼어난 풍광 덕이었다. 이후 나전역은 꾸준히 매스컴에 등장했다. 1995년 최고의 흥행 드라마 '모래시계'에 등장한 후 지난 2008년엔 '서태지폰' CF의 배경으로, 2012년엔 KBS 2TV '1박2일'의 촬영지로 모습을 비쳤다. 그 덕에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때 철거 논의까지 진행됐던 나전역은 지난 2013년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정선군이 널리 알려진 나전역을 향수를 자극하는 관광지로 만들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 결과, 지난 24일 정선 나진역은 간이역으로 복원됐다.

정선군 약 2억1100만원을 투입해 개찰구와 숙직실, 간이의자 등이 설치된 1960년대를 그대로 재현했다. 옛 역무원들이 입었던 의류도 그대로 전시하고, 역무실 내부도 과거의 정취가 나도록 꾸몄다. 열차시간표와 요금표 등이 걸린 대합실과 재래식 화장실도 빼놓지 않았다. 그동안 CF와 드라마 영화에 소개된 소품과 포스터 등을 전시했다.

김수복 정선군 문화관광과장은 "1월22일 정선아리랑 열차 개통으로 나전역의 가치는 한층 높아져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부상하고 있다. "며 "앞으로 군에서는 나전역 주변에 특색 있는 휴식 체험공간을 추가 조성하는 등 철도관광 활성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 "이라고 말했다.

한국 석탄산업과 궤를 같이한 정선 나전역. 간이역 복원으로 다시 태어난 1960년대 기차역은 관광객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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