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가 유방암 일으킨다는 주장, 인과관계 부족해.. 오해 말아야

입력 2015-04-2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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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속 IGF-1, 성장 인자 극미량.. 일부 해외사례 바탕으로 해 한국인에 적용하기에는 무리

영국인 과학자 제인 플랜트 박사가 최근 국내 출간된 ‘여자가 우유를 끊어야 하는 이유’를 통해 우유가 유방암을 일으킨다고 주장해 논쟁이 일고 있다.

해당 도서는 동물성 지방을 과도하게 섭취해 유방암을 앓게 된 제인 플랜트 박사가 유방암 연구에 몰입하면서 유방암 발병원인을 추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인 플랜트 박사는 이 책을 통해 우유가 유방암의 발병원인이라고 주장하며 우유 대신 두유를 마시고, 치즈 대신 두부를 섭취할 것을 권고한다.

그렇다면 우유가 정말로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일까. 국내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한국인의 동물성 지방 섭취는 비교가 불가할 정도로 차이가 크고, 이 책은 일부 외국 사례만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국내 여건에 적용하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따른다고 입을 모은다.

『우유 내 존재하는 CLA와 tans vaccenic acid(TVA)의 유방암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연구』를 발표한 바 있는 건국대학교 이홍구 교수는 “우유가 유방암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의 핵심은 우유 속에 들어 있는 IGF-1이나 성장 인자 등이 암을 유발한다는 것인데, 논문에도 나와 있듯이 우유 속에 들어 있는 IGF-1의 농도 자체는 유방암을 일으킬 만한 농도가 절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IGF-1는 혈액 내에도 약 100㎍이상이 존재하는 물질로, 우유 속에 들어있는 IGF-1의 농도는 무척 낮기 때문에 우유를 아무리 많이 먹는다고 해봐야 하루에 30㎍정도 밖에 안 된다. 우유에 들어 있는 성분들은 극히 미량으로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는 양이 아니며 오히려 암에 걸린 사람들에게 암 예방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지방산이 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교수는 “우유 속에 들어 있는 IGF-1이나 성장호르몬은 종양의 세포증식을 촉진하기는 하지만 그 성분이 단백질이다. 단백질은 인간의 소화기관에서 가수분해되어 아미노산으로 흡수되므로 우리 몸 속의 IGF-1을 증가시켜 암의 성장을 촉진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성장 발육과 골격 형성에 도움을 주고 다이어트나 치매 예방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잘 알려진 우유는 기분 조절물질인 세로토닌을 통해 갱년기 여성에게는 우울증 및 불면증 개선에도 탁월하며, 척추질환 예방 효과도 지니고 있다. 일부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 내용이 우유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올바른 인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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