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 채권단이 경남기업의 재무상황이 좋아지지 않았음에도 2차 워크아웃을 조기졸업시키고, 졸업시킨 후엔 경남기업 유동성 악화를 이유로 채무 상환 기일을 2년 6개월 연장하는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남기업에 대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거듭된 특혜 조치를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남기업은 에너지사업과 베트남 랜드마크 타워 투자 등으로 자금 상황이 악화돼 지난 2009년 5월 25일부터 2012년 6월까지 3년간의 일정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갔으나, 지난 2011년 5월에 워크아웃을 1년 조기 졸업했다.
그러나 이 기간에 경남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게 김 의원 측의 주장이다.
김 의원이 공개한 경남기업 워크아웃 조기졸업을 위한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2차워크아웃 직전인 2008년 249.9%였던 경남기업 부채비율은 2010년에 256.6%로 높아졌다. 반면 매출 총이익은 2008년 1538억원에서 2010년 1158억원으로 줄었다.
아울러 김 의원은 경남기업이 워크아웃 조기졸업 후 1년 만에 유동성 위기가 찾아오자 워크아웃 졸업 과정에서 유예해줬던 신규자금 채권 상환을 2년6개월 추가로 유예해줬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2011년 5월에 경남기업 워크아웃을 조기졸업시키며 지원했던 신규자금 1741억원 등 약 3358억원의 상환을 유예해줬는데, 특히 신규자금(1741억원)은 애초 2012년 12월∼2015년 6월까지 6회 분할상환되기로 한 금액이었다.
하지만 경남기업은 이 신규자금을 2012년 6월에 한 차례 상환한 뒤 이후 제대로 갚지 못했고, 이에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이 2012년 12월 12일에 산업은행 등 11개 채권금융기관에 채권 상환기일 조정을 요청했다.
이 결과 경남기업이 일부 상환 후 앞으로 갚아야 할 신규자금 1276억원의 상환기일이 2015년 6월에서 2017년 12월로 2년 6개월 연장됐다.
채권단이 상환기일을 연장할 당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국회 정무위원, 경남기업의 3차 워크아웃 과정에서 채권단에 외압을 행사한 김진수 금감원 부원장보는 2012년 당시 기업금융개선국장이었다. 최수현 전 금감원장은 수석부원장을 맡고 있었다.
김 의원은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이뤄진 경남기업 대주주의 감자 없는 출자전환이라는 특혜 이전에 이미 18대 대선 기간에 대출금 상환 연장이라는 또 다른 특혜가 있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성 전 회장이 친박계 인사를 중심으로 금품을 로비한 이유가 바로 경남기업의 특혜를 위한 것이었음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