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금호산업 본입찰, 호반건설 단독 응찰… 제시 금액에 따른 전망은

입력 2015-04-28 17:01 수정 2015-04-2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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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제시금, 기대 미달될 경우… 박 회장에게 유리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금호산업 매각 본입찰에 호반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이에 따라 이번 금호산업 인수전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앞서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MBK파트너스, 자베즈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IBK펀드-케이스톤파트너스 등 사모투자펀드(PEF)들을 예상대로 본입찰에 모두 참여하지 않았다.

금호산업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CS)는 28일 오후 3시 금호산업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호반건설이 유일하게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호반건설은 비공개 이사회를 열고 최종 입찰 여부와 입찰가 등을 결정, 입찰마감 직전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가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매각 대상인 금호산업 지분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워크아웃 과정에서 출자전환을 통해 보유하게 된 57.5%(약 1955만주)다. 특히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30.08%)다. 금호산업을 인수하게 될 경우 아시아나항공 뿐 아니라 아시아나항공 계열사까지 모두 품에 안을 수 있게 된다.

◇단독응찰 호반건설 1조 베팅 가능성은= 호반건설은 금호산업 입찰에 있어 만만치 않은 상대다. 1989년 광주에서 종업원 5명, 자본금 1억원에서 출발한 호반건설은 견실한 경영체제를 유지하며 수년 간 인수ㆍ합병(M&A)으로 사세를 키워왔다. 자기자본 규모가 2조원으로 당장 마련할 수 있는 현금만 4500억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1조원 안팎의 인수가격을 제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채권단은 실사를 통해 금호산업의 기업 가치를 최소 6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호반건설이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김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를 진두지휘할 수 있게 된다. 김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 후 ‘비핵심계열 구조조정’을 골자로 한 그룹 재편의 청사진을 내부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김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 간 내부지원 거래를 중단하고 비핵심 자산을 매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호반건설 제시금 낮을 경우, 재매각 가능성도= 그러나 김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1조원이라는 거액을 배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호반건설 측도 이날 “실사 결과를 토대로 합리적인 가격을 검토해 제출한다는 것이 회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줄곧 강조했다.

만일 호반건설이 제시한 인수가액이 채권단이 산정한 금호산업 적정 가액에 미달할 경우, 전체 채권단 회의를 통해 향후 일정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재매각 여부 논의도 여기에 포함된다. 물론, 재매각을 실시하지 않고 곧바로 박삼구 회장에게 지분을 살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 특혜 시비가 거론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날 중으로 운영위원회를 열고 입찰 가격 및 자금 증빙서류 등의 확인을 거쳐 이번 주 내로 호반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박삼구 회장은 한 달 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결정, 채권단에 통보해야 한다. 박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은 입찰 최고가격에 경영권 지분(지분율 50%+1주)을 되살 수 있는 권리다.

◇박삼구 회장 승리할 경우 남은 과제는= 박 회장이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안한 가격으로 금호산업 지분을 인수할 경우, 2009년 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돌입 6년 만에 대주주 지위에 복귀하게 된다.

다만 경영권 확보를 기반으로 한 그룹 정상화 작업이 과제로 남는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통해 전체 경영권을 되찾을 경우, 부채 비율 감소 등 영업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경영전략 역시 ‘효율적’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아시아나항공 노선의 60%는 일본, 중국, 동남아 등 국내 LCC 등과 겹치는 중단거리 노선”이라며 “다양한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대한항공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LCC 사이라는 애매한 입지에 처해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박 회장에게는 아시아나항공의 명확한 전략 수립과 타깃을 설정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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