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人맥] 금융단체장 등 요직 대거 포진… ‘S라인’ 살아있네

입력 2015-04-29 10:37 수정 2015-04-2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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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구 은행연합회장·민성기 전무 서울대 선후배… 한동우·김병호 등 금융사 CEO도

“성균관대, 서강대가 금융권 신인맥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주류는 여전히 서울대죠.”‘A금융지주 부행장’

금융권 인맥을 흔히 금맥(金脈)이라고 부른다. 학연이나 지연으로 똘똘 뭉친 금융 실세들이 경제 전반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주류는 서울대다. 정권이 바뀌면서 서금회(서강금융인회)나 호금회(고려대의 상징인 호랑이와 금융인의 합성어)가 신인맥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경제부처 전반에는 ‘KS(경기고-서울대)가 아니면 명함도 못 내민다’란 인식이 뿌리깊게 박혀 있다. 금융기관 ‘슈퍼 갑’인 금융위원회 고위직도 서울대 출신이 대거 포진해 있다.

◇서금회·호금회 부상 속 ‘KS’ 여전히 건재 = 금융권 학연은 정권에 큰 영향을 받는다. 2010년 전후 MB정권 당시 소망교회 라인인 강만수 전 회장을 비롯해 김승유, 이팔성, 어윤대 등 금융권 4대 천왕이 고대 인맥을 타고 금융계를 쥐락펴락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과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을 중심으로 한 서강대 인맥이 부상했다.

이처럼 수년간 이어진 호금회와 서금회 선전 속에 잠잠하던 서울대 인맥이 다시 주목받게 된 계기는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의 승전이다.

하 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KS파’다. 금융권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두터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하 회장이 선임될 당시 금융수장으로 있었던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과 동문이기도 하다. 선임 당시 ‘밀실인사’ 논란이 인 이유다.

KS 인맥은 민성기 은행연합회 전무까지 이어졌다. 은행연합회는 낙하산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 부회장직을 없애는 대신 전무직을 신설했는데, 여기에 민 전무가 임명된 것이다. 민 전무는 하 회장과 마찬가지로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KS파다.

서울대 인맥은 하 회장에 이어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으로 이어진다. 지난 1월 황 회장은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사장,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을 제치고 3대 금융투자협회 회장에 올랐다. 이변이었다. 황 회장은 증권업보다 은행에서 더 오랜 경력을 쌓았기 때문이다.

투표권을 행사한 증권사 대표들은 “황영기의 인프라를 샀다”고 평가했다. 금융권은 물론 정부와 국회까지 깔려있는 황 회장의 넓은 인맥이 정책 마련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한 것이다.

◇한동우·김병호·박진회 ‘S라인’ 유지 = KB금융을 제치고 리딩뱅크 위상을 확립한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신한금융투자 강대석 사장(경영학)도 한 회장과 동문이다.

외환은행 통합을 앞두고 있는 하나은행 김병호 행장은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하영구 회장의 후임으로 수장직에 오른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서울대 무역학과를 나온 ‘KS파’다.

이밖에 JB금융지주 김한 회장과 KB국민은행장을 지낸 이건호 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도 서울대 출신이다.

대형 생보업계 가운데 유일한 오너 경영체제를 갖고 있는 교보생명의 신창재 회장은 의과대학을 졸업해 의대 교수에서 경영자로 변신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최측근이자 구조조정 전문가로 꼽히는 김연배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도 경기고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했다.

사외이사도 S라인이 대거 포진돼 있다. KB금융의 경우 신규 선임된 7명의 사외이사 중 최운열, 유석렬, 박재하 등 3명이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신한지주 이사회 의장인 남궁훈 이사도 한 회장과 같은 서울대 법합과를 나왔고 농협지주의 경우 민상기, 김준규 등 2명의 사외이사가 S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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