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올해를 경제를 살릴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제시한 가운데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2분기를 경기가 완연한 상승세로 올라설 수 있는 핵심 기간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최근 환율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 부총리는 지난 24일 “최근 몇 분기 동안 1% 경제성장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2분기에는 그 이상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경기가 저점을 통과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 총재도 나흘 뒤인 28일 경제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전하며 “올 2분기의 경기 흐름이 앞으로 회복세의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경제정책 수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경기부양책의 결과물을 올 2분기부터 수확할 수 있다고 자신한 것이다. 하지만 원화 강세가 가파르게 고조되면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8일 장중에 1070원선을 하향 돌파하는 등 종가 기준으로 연저점을 이틀째 경신했다. 같은 기간 원·엔 재정환율도 100엔당 800원대로 진입, 7년 2개월 내 최저치로 하락했다.
원화가 절상되면 한국경제 ‘버팀목’인 수출에 직격탄이 된다. 더군다나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 증가율은 전기 대비 0%로 정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분기 이후 5년 반 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수출 증가율은 최근 네 분기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미국이 올해 금리인상에 나서더라도 ‘나홀로 원고’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신흥국 중 상대적으로 경제 펀더멘털이 나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문박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올해 원화의 실효환율은 전년 대비 약 4.5% 절상될 것”이라며 “원화가 달러 대비 4% 정도 약세를 나타내겠지만 다른 통화들이 원화보다 더 크게 절하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기업 경쟁력 제고라는 정공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처럼 정부가 인위적으로 환율을 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출 위주의 경제성장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제는 경제가 수출만으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바로 봐야 한다”며 “내수, 금융산업 등 살려야 할 것들이 수출 외에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