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회사 톱3의 올해 1분기 성적표가 공개됐다.
부동의 1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정희 신임 대표가 이끄는 유한양행이었다. 2위는 국내영업과 수출, 북경한미약품 등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1분기 두자릿 수 성장률을 기록한 임성기 회장의 한미약품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2세 경영체제를 가동한 허은철 대표의 녹십자는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유한양행에 이어 2위를 기록했었지만, 1분기에는 한미약품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대표품목인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와 당뇨병치료제 ‘트라젠타’,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 등의 매출이 골고루 늘었다”면서 “또 원료의약품 수출도 호조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에 유한양행이 밝힌 매출 신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 품목들 모두 다국적 제약사의 제품을 대신 판매하는 ‘코프로모션’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자체개발 품목이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미약품의 1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데에는 임성기 회장의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에 있다. 임 회장은 국내 제약사 최초로 글로벌 신약의 성공 사례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R&D에 걸고 있다.
실제로 한미약품은 지난 1분기 매출액 대비 21.6%에 해당하는 464억8600만원을 R&D에 투자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1분기에는 290억5100만원을 R&D에 투자했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분기 최대규모 기록을 경신한 R&D 투자로 인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녹십자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다소 둔화된 데 대해 “국제기구 입찰에서 수주한 독감백신 수출분이 일정 변경으로 작년과 달리 올해는 2분기에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발생한 부의 영업권에 따른 역기저효과 영향으로 감소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녹십자 관계자는 “국내 매출이 전 사업부문에서 고르게 늘고 있다”면서 “독감백신 및 수두백신 국제기구 입찰·아이비글로불린 및 알부민 등의 혈액분획제제 수출 확대 등으로 올해도 견조한 실적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