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위원들로부터 거센 사퇴압박을 받자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외통위 위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최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과거사를 전혀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미국과 공조를 굳힌 것과 관련해 이를 외교 정책 실패라고 지적하며 장관직을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위안부 문제에 외교부가 소홀히 대처하는 등 안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심재권 의원은 “독도입도지원센터 건립 지원 반대, 일본의 집단자위권 찬성 등 지금 외교부는 자격을 잃고 있다”고 비판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윤 장관은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 유엔인권위원회에서 역대에 가장 강력한 입장을 전달한바 있고 제 입장은 그 이상으로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유엔을 포함한 국제사회, 미국의 모든 조야, 국제언론 등 지난 2년간 저희가 노력해서 여론사회의 1000페이지가 넘는다”고 반박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이재오 의원이 앞장서 비판을 가했다. 이 의원은 외교전략에 문제점을 지적하며 외교·안보 위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할 의향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윤 장관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다만, 일본 정부가 쉽게 양보하는 정책을 취하지는 않기 때문에 미국, 독일, EU 등과 (협력) 하는 게 사안의 성격상 맞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한반도 외교 문제가 잘 풀리지 않는다는 지적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엄중한 상황은 정권 출범 시부터 인식했고 역사는 단호하지만 전략적 문제나 경제문제는 강화한다는 기조를 해왔고 앞으로도 변화 없다. 일각에서 우리 외교를 원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일본의 역사 수정주의에 기인한다는 점에 있고 그럼에도 정상외교에서는 외교장관 합참장관 할 수 있는 회의는 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발언에 새정치연합 김한길 의원은 “윤병세 장관은 심각한 수준의 아전인수, 듣기 민망할 정도의 자화자찬만을 늘어놓고 있다”며 “우리 외교가 위기가 아니라고 하는 외교부 장관과는 말하고 싶지 않다”며 꼬집었다.
이어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도 윤 장관을 향해 “오죽 답답하면 외교안보 관련 당정협의를 하지 않다가 최고 중진회의에서도 거론돼 당정을 긴급하게 했다”며 “그런데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