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시장에서는 수입차의 공세에 맞서 선전했지만 해외 신흥시장의 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 전체적으로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삼성 등 국내 5개 완성차 업체는 4월 국내 외에서 79만7839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4월의 80만2664대보다 0.6% 감소한 수치다.
업체별로는 한국지엠의 판매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 회사는 지난달 국내외에서 5만2746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12.1% 판매량이 줄었다. 이 같은 부진은 한국지엠의 해외판매가 지난해 4월 4만6895대에서 올해 4월 4만59대로 14.6% 줄어든 영향이 컸다.
러시아 시장에서 고전하는 쌍용차는 4월 전년 동월 대비 8.1% 줄어든 1만2531대를 판매했다. 이 회사의 4월 수출은 4401대로 작년 4월보다 42.3% 급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신흥시장에서 고전하면서 판매를 늘리지 못했다. 4월 현대차는 43만6859대(전년비 -0.8%), 기아차는 27만2310대(-1.4%)를 각각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했다. 해외판매 규모는 현대차가 37만3809대(-0.1%), 기아차가 22만9260대(-3.4%)다.
르노삼성은 국내 완성차 제조사 중 지난해에 비해 유일하게 판매가 늘었다. 이 회사는 수출물량인 닛산의 로그를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면서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르노삼성의 4월 국내외 판매량 2만3393대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8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출은 6389대에서 1만6375대로 156.3% 뛰었다.
업체별로는 기아차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이 회사는 지난달 국내에서 4만3050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10.4% 판매량이 뛰었다. 카니발, 쏘렌토가 여전히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기아차의 국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티볼리를 앞세운 쌍용차는 작년 4월 6010대에서 올해 4월 8130대로 35.3% 판매량이 늘었다. 르노삼성의 4월 내수판매 규모는 QM3 판매 호조로 전년 대비 14.1% 늘어난 7018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신형 투싼의 출시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내수판매가 줄었다. 이 회사의 4월 국내판매는 6만3050대는 전년보다 4.3% 감소했다. 쏘나타의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45.1% 감소한 8446대로 부진하면서 현대차의 내수 판매 실적을 끌어내리고 있다.
한국지엠의 지난달 내수판매는 1만2687대로 지난해 4월보다 3.0% 감소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아닌 승용 중심으로 주력 차종이 구성된 회사는 부진을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구도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