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관이 범행동기를 유발하는 '함정수사'기법으로 검거된 마약판매 사범이 대법원에서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는 판결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 모(47) 씨에 대해 공소를 기각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판결로 정 씨는 야간 주거 침입 절도와 사기 등의 혐의 부분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받아 징역 1년9월에 추징금 430만원 형이 확정됐다.
2012년 향정 등의 혐의로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만기출소한 정씨는 2013년 11월 강모 씨에게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을 판매하고, 지난해에는 자신이 구입한 마약을 투약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또 야간에 주택에 몰래 들어가 지갑과 체크카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정씨에게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정씨는 "필로폰 매매 혐의 부분은 수사기관이 먼저 필로폰을 팔아달라고 부탁해서 유발된 함정수사이므로 처벌대상이 아니다"라며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2심 재판부는 "수사기관은 강씨에게 필로폰 매수대금을 지급했고, 검거장소와 검거방법을 상의한 점으로 볼 때 강씨는 수사기관과 함께 정씨로 하여금 필로폰 매매알선에 대한 범의를 유발했다"며 필로폰 매도 혐의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