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지난 4월 총 6만3877대의 세단을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4월 7만4589대와 비교할 때 14.4% 하락한 수치다. 4월 기준으로는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6만534대 이후 가장 적게 팔렸다.
업체별로는 세단으로 ‘체어맨W’ 만 판매하는 쌍용차를 제외하면 한국지엠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한국지엠은 지난 4월 8018대의 세단을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8.1% 판매량이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4월 세단 판매는 각각 3만1102대, 2만773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15.4%, 13.8% 감소했다. 르노삼성은 ‘SM5’의 판매가 소폭 늘면서 전년 대비 3.5% 늘어난 4월 실적(3861대)을 거뒀다.
세단의 판매 감소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소형 SUV 인기가 높은 데다 하반기에는 SUV 신차 출시가 대기하고 있다. 현대차의 ‘투싼’, 쌍용차의 ‘티볼리’ 등 소형 SUV는 4월 1만9360대가 팔리며 작년 4월(1만262대)보다 판매량이 두 배가량 늘었다. 기아차는 이르면 3분기에 4세대 ‘스포티지R’를 출시한다.
그러나 SUV의 판매 증가가 세단의 판매 감소를 대체하지 못할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SUV의 폭발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올해 1~4월 국내 완성차 업체의 내수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0.3% 증가하며 제자리 걸음을 했다. 베스트셀링카였던 현대차의 ‘쏘나타’는 최근 판매량이 급격히 줄고 있다.
자동차업계 고위 관계자는 “SUV 신차의 반짝 효과가 사라지면 총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세단 판매가 뒷받침 해줘야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