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하는 건설경기, 정부정책은 엇박자?

입력 2015-05-06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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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엇박자 정책이 이어지면서 간신히 되살아난 ‘건설사의 봄’이 어그러진 양상이다.

6일 정부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특정업체의 수주편중 현상을 막고자 ‘시공여유율’ 제도의 도입을 추진 중이다.

시공여유율은 정부발주 등 공공공사에서의 낙찰자 선정 방식인 종합심사낙찰제(종심제)에서 비롯된다. 종심제는 최저낙찰제에 따른 저가수주 출혈 경쟁 등 부작용을 방지하고자 도입됐지만 그간 변별력 문제로 여러번 구설수에 올랐다.

시공여유율은 이를 보완하고자 기재부가 종심제의 평가항목으로 고려 중인 제도다. 여기엔 최근 1년간 공공공사를 수주한 업체는 1년동안 종심제 평가시 1건당 0.3점의 공사수행능력 점수를 감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 경우 공사를 사실상 순번제 낙찰을 통한 담합을 조장할 수 있는데다 건설 경쟁력도 후퇴시킨다고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 또한 건설업체의 국내실적 부족에 따른 해외 진출 부진과 종심제 의미 퇴색 등으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달 발표를 앞둔 역대 최대 규모의 건설담합 과징금 또한 건설경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달 22일 전원회의를 열고 가스공사 가스 주배관 1·2차 건설공사 담합에 참여한 건설사 23개 과징금 처분 수위를 확정했다. 건설업계에선 이들 업체에 부과된 과징금 규모가 최소 6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가스 주배관 공사 과징금을 포함하면 건설 담합에 따른 과징금 규모가 연내 2조원을 돌파해 건설사의 재정악화를 조장한다는 점이다.

특히 건설업계에선 이와 같은 대규모 담합 처분이 계속되면 수익성 악화를 비롯해 부정당업체 지정에 따른 공공공사 입찰 제한으로 수주마저 끊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주택공급 과잉에 대한 정부 대책 부재는 또 다른 악재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의 주택인허가 실적은 11만8772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3%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주택인허가 실적은 9만3278가구였다. 분양호조에 따른 건설업체의 물량 밀어내기를 정부가 조절하지 못한 양상이다. 특히 이 같은 추세가 지속할 경우 정부가 단타성 경기활황을 위해 향후 건설경기의 장기침체는 물론 집값 하락을 방관한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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