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etoday.co.kr/pto_db/2015/05/20150506104644_630989_200_275.jpg)
부엌의 불씨를 꺼뜨리면 절대로 안 되는데도 절기마다 불을 바꾼 이유는 오래 그대로 쓰면 불꽃에 양기(陽氣)가 지나쳐 돌림병의 원인이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불은 소중한 것이어서 나라가 직접 관리했다. 태종 6년(1406)에 시행된 개화령(改火令)은 성종 2년(1471)에 더 강화돼 궁궐의 병조(兵曹)에서 국화(國火)를 만들어 한성부로 내려 보내고, 고을마다 같은 방식으로 집마다 나누어주되 어기는 자는 벌을 주게 했다.
개화를 하는 날은 입춘 입하 입추 입동 등 매년 사시(四時)의 입절일(立節日)과 계하(季夏)의 토왕일(土旺日·입추 전 18일간)이다. 오늘이 바로 새로 불을 만드는 입하, 여름이 시작되는 날이다.
고종실록 1년(1864)에 “3월 30일(그때는 이날이 입하였나 보다) 경오일 신시 3각에 입하에 대한 개화를 올릴 때 종묘서 사직서 영희전 영녕전 효문전 경모궁 육상궁 선희전 경호궁 경수궁에는 전례대로 개화하고, 규장각 의정부 승정원 한성부에는 똑같이 불을 나누어 주겠습니다. 감히 아룁니다.” 하니 왕이 알았다고 전교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렇게 중시했던 찬수개화도 조선왕조가 망하면서 없어졌다. 지금 우리 가정에 불만큼 중요한 게 뭘까 생각해 본다. fused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