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공기업을 가다]‘1만MW시대’ 연 남동발전, 수도권 전력 4분의1 공급

입력 2015-05-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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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영흥화력 5ㆍ6호기 준공… 저렴한 유연탄 연료 사용으로 전기료 2% 인하

굴뚝에서 나오는 시커먼 연기, 매캐한 냄새, 시끄럽게 돌아가는 터빈소리….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화력발전소의 이미지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60km, 차로 한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의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의 모습은 머릿속에서 상상하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자연과 어우러진 깔끔한 외관에 하얀 연기는 물론 소음마저 느낄 수 없었다. 수도권에 있는 유일한 석탄화력발전소인만큼 계획 단계에서부터 일본의 헤키난, 독일 맨하임 등의 선진발전소를 벤치마킹한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석탄화력 발전소로 건설됐기 때문이다.

◇5, 6호기 준공으로 남동 1만MW 시대 열어… 수도권 전력 4분의 1 안정적 공급 = 이날 이곳에서는 영흥화력 5, 6호기 준공식이 열렸다. 지난 2010년 말 총사업비 2조5000억원을 들여 착공한 5, 6호기의 성공적인 공사 완료와 본격적인 상업운전을 알리는 자리였다. 지난해 6월(5호기)과 12월(6호기)에 공사를 마쳐 시험 및 상업운전에 들어갔지만 미비사항 등을 보완하고 조경시설 등 발전소 주변의 부대공사를 최근 마무리하면서 이번에 종합 준공하게 됐다.

영흥화력발전소는 남동발전에서 운영하고 있는 5개 발전소 중에 설비용량 5080MW로 가장 규모가 큰 발전소다. 2004년 11월 1, 2호기(각 800MW)를 시작으로 6호기까지 가동하면서 수도권 전력수요의 25%를 담당하게 됐다.

영흥화력은 수도권 유일의 대용량 유연탄발전소다. 이번에 각각 870MW 발전용량의 영흥 5, 6호기가 가동에 들어가면서 총시설 용량 9976MW로 ‘남동 1만MW시대’를 열었다. 원전 10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번 영흥 5, 6호기 준공으로 영흥화력 설비용량이 5000㎿를 넘어서면서 중부와 남부지역 생산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주는 송전 부담이 많이 줄어들 전망이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수도권 지역에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먼 거리에서 전기를 끌어오기 위한 송전 비용을 아끼고 송전 손실도 최소화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다.

특히 건설공기를 7개월 단축해 20여일 정도 조기 준공에 성공한 결과, 여름철과 겨울철 전력피크 시 수급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가동을 멈추지 않는 기저부하 발전설비인 만큼 낮은 발전원가를 자랑한다. 발전소 측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의 3분의 1수준인 유연탄을 발전연료로 사용해 발전단가를 낮춤으로써 전기요금을 약 2% 정도 인하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남동발전은 지난달 30일 인천 옹진군 영흥면 에너지파크 하모니홀에서 배국환 인천 부시장, 조윤길 옹진군수, 허엽 남동발전 사장 등 내외 인사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흥화력 5·6호기 준공 기념식'을 열었다. (사진=한국남동발전)

◇소음, 대기오염 걱정없는 친환경 화력발전소… 주민들도 호응 = 남동발전은 또 영흥 5, 6호기가 세계적인 수준의 환경설비를 갖춘 만큼 석탄화력발전 기술을 한단계 끌어올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발전소 내부에 들어서니 큰 가스터빈 소음이 없었다. 물론 연기도 수증기 이외에는 구동 중이지만 연기도 보이지 않았다. 생활소음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는 소음저감 장치와 대기오염 우려 없는 독보적인 친환경 설비를 구축한 결과다.

남동발전은 국내에서 가장 엄격한 대기배출 허용기준을 충족시키고자 총투자비의 24%인 약 8100억원을 환경설비에 투입, 운영비만 연간 640억원이 드는 최첨단 고효율 환경설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배출농도와 총량을 국내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황, 질소, 먼지 등은 탈황·탈질설비와 전기집진기 등을 거쳐 거의 대부분 걸러진다.

신윤오 남동발전 영흥화력본부 제1발전처 발전운영 1팀장은 “탈질설비는 질소산화물을 92.7% 이상, 전기집진기는 먼지를 99.7%, 탈황설비는 황산화물을 99.3% 이상을 걸러낼 정도로 높은 효율을 자랑해 대기배출 물질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최종적으로 온도차에 의해 발생한 수증기 정도만 공기 중에 배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준공한 영흥 5, 6호기의 질소산화물 배출 농도는 LNG발전소 배출 농도와 동일한 10ppm 정도다. 먼지도 1㎎/㎥ 수준이다. 석탄화력 친환경 기술을 청정에너지 수준까지 끌어올린 셈이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이 당면 과제로 떠오르면서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전사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남동발전은 왜 화력발전 확대에 집중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신 팀장은 “화력은 포기할 수 없는 에너지원”이라면서 “단가도 문제지만 화력발전이 없으면 에너지 수요에 맞춰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영흥화력을 제외한 대부분 발전설비가 첨두부하용 LNG발전시설로 구성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의 역할을 담당하는 기저부하 석탄화력 발전설비가 부족한 실정이다.

남동발전이 총사업비 11조6000억원을 들여 1740MW 규모의 영흥 7, 8호기 건설, 민간회사와 협력을 통한 사천시, 강릉시 일원의 4000MW 규모의 석탄화력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7, 8호기는 지역주민의 91%가 자발적으로 유치 동의를 해준 만큼 최첨단 환경설비와 기존 발전기의 환경설비를 개선해 환경부와의 사용연료 협의가 마무리되면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영흥화력본부의 성장은 지역주민과 상생하기 위한 교류와 소통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 작은 어촌마을이었던 인천 남단의 영흥도는 2000년과 2001년 각기 주민 지원사업 차원에서 선제·영흥대교가 생긴 이후 육로가 만들어지고 2004년 영흥 화력발전소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서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연 관광객 400만명이 찾는 관광지로 변모했다.

영흥화력본부는 섬이라는 지리적 환경 때문에 소외되었던 영흥도의 소득증대 및 사회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지난 18년간 특별지원사업으로 914억원, 육영사업으로 198억원, 공공시설사업으로 261억원, 소득증대사업에 150억원 등 지역지원 사업으로 총 1636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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