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지난해 중국에 투자하는 규모가 유럽연합(EU)에 하는 것보다 더 많아졌다. 이에 따라 중국은 미국에 이어 한국인들이 두번째로 선호하는 투자국이 됐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준비자산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대외투자 잔액은 7166억달러로 전년말에 비해 955억달러 증가했다.
투자지역별로는 미국이 1736억달러(24.2%)로 가장 많았다. 사상 최대 수준이다. 미국은 2002년부터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로 줄곳 가장 높은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이어 중국(1324억달러), EU(1272억달러), 동남아(1062억달러), 기타(851억달러), 중남미(529억달러), 일본(229억달러), 중동(164억달러) 등의 순이었다. 특히 중국에 대한 투자규모는 2013년 동남아 지역을 상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EU를 추월하는 등 최근 중국 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혜림 한은 경제통계국 과장은 “작년에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이 확대되면서 증권투자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고 중국에 현금, 예금 등의 기타투자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투자 잔액은 작년 말 현재 9983억달러로 전년 말에 비해 64억달러 감소했다. 이 과장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투자를 줄였다기보다 국내 주가 하락,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하락 등으로 인한 평가 변동분이 감소에 주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한국에 가장 많이 투자를 한 지역은 2653억달러(26.6%)를 한 EU였다. 그 다음으로 미국(2609억달러), 동남아(1660억달러), 기타(981억달러), 일본(827억달러), 중동(446억달러), 중국(437억달러), 중남미(371억달러) 등의 차례였다.
한편 우리나라의 통화별 대외투자(준비자산 제외)의 잔액을 보면 지난해 말 미 달러화가 3606억달러(50.3%)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위안화 986억달러(13.8%), 유로화 581억달러(8.1%), 홍콩 달러화 245억달러(3.4%) 등의 순이었다. 미 달러화와 위안화는 1년새 각각 566억달러, 191억달러 크게 증가했다.
통화별 외국인투자 잔액은 원화가 6499억달러(65.1%)로 가장 많고 이어 미 달러화 2772억달러(27.8%), 유로화 248억달러(2.5%)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