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러시아 대사 "역사수정주의 단호 대처"…아베에 경고

입력 2015-05-1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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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키슬라크 주미 러시아대사가 지난 7일(현지시간) 2차대전 전승 70주년 기념행사에서 이른바 '역사 수정주의'를 강하게 비판하고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키슬라크 대사는 이날 오후 워싱턴 D.C 소재 주미 러시아대사관에서 열린 전승 70주년 기념행사에서 "러시아 뿐아니라 전 세계인이 오늘과 같은 자유를 구가하는 배경에는 전쟁기간 한 주에 평균 1만9000명이 목숨을 잃을 정도로 큰 인명 손실을 본 러시아의 희생이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최근 2차 세계대전의 역사를 다시 쓰려는 수정주의 움직임이 있는데 러시아를 포함한 국제사회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일부 국가들의 역사 수정주의 움직임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키슬라크 대사는 '역사 수정주의' 움직임의 주체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으나, 최근 미국을 방문해 미국 연방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의 무대에 올랐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잇단 '과거사 부정' 행보를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9일 합동연설에서 2차대전을 비롯한 제국주의 과거사에 대해 언급했지만, 침략전쟁과 식민 지배의 피해국인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에 대한 분명한 사과를 또다시 하지 않아 주요 언론과 의회 등 미국 조야의 강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앞서 러시아 외무성은 2012년에도 대변인을 통해 2차 세계대전의 역사수정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외무성의 문제 제기는 대체로 나치 전범을 단죄한 뉘른베르크 재판에 대한 일부 유럽국가의 해석적 논란과 발틱국가 내 나치 찬양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키슬라크 대사는 지난 2008년 주미 러시아대사로 임명된 인물이다. 이란 핵협상 대표를 지냈으며 외무부 차관을 역임했다. 전통 외교 관료 출신으로 1977년 공직 생활을 시작해 소비에트 시절 유엔 대사와 미국 대사를 거쳐 1995∼1998년 외무부 안보·비핵화 담당 국장, 1998∼2003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대사를 각각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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