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이웅열 회장 BW 품고 경영권 철벽 ‘守城’

입력 2007-01-02 11:06 수정 2007-04-2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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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ㆍ화학 주력 총자산 4조4000억원 재계 29위...계열사 총 26개

코오롱그룹에게 지난 2004년은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한 해가 아닌었나 싶다. 섬유산업 악화로 인한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473억원에 달하는 코오롱캐피탈 횡령사건까지 터진던 시기였다.

하지만 2년여가 흐른 지금 주력사인 코오롱을 비롯, 코오롱건설, 코오롱유화, FnC코오롱 등 주력계열사들의 실적이 개선추세를 보이는 등 코오롱그룹이 활기를 띠고 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의 결과다.

재도약의 일선에는 그룹 지주회사격인 코오롱의 최대주주로서 신주인수권부사채(BW)란 ‘히든 카드’ 등을 통해 안정적인 지배기반을 갖춰놓고 있는 이웅열(50ㆍ사진) 회장이 있다.

◆ 2004년 계열사 실적악화, 횡령사건 위기

섬유ㆍ화학 전문그룹인 코오롱그룹은 올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 규모로 발표(2006년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한 재계 순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 29위(4조4000억원)에 올라있다.

지난해 12월1일 공정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으로 26개 계열사를 두고 화학ㆍ섬유제품 제조업을 주력으로 도소매, 건설 등으로 사업 다각화가 이뤄져 있다. 지난해 매출 규모는 4조6830억원(2006년 4월 공정위 2006년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발표 기준)에 이른다.

주력사인 코오롱을 비롯, 코오롱유화, FnC코오롱, 코오롱건설, 코오롱아이넷 등 상장 계열사만 5개사에 이른다.

코오롱글로텍, 네오뷰코오롱, 케이티피,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마트, 코오롱글로텍, 코오롱제약, 코오롱패션, 코오롱환경서비스, 코오롱씨앤씨, 케이에프엔티, 셀빅개발, 덕평랜드, 크리오텍, 코오롱웰케어, 스위트밀, 그린나래, 케스코조경, 코리아이플랫폼, 서플러스글로벌, 마우나오션개발 등은 비상장사들의 면면이다. 금융계열사로는 아이퍼시픽파트너스를 두고 있다.

인생에 부침이 있듯이 대기업들도 눈부신 성장을 기록할 때가 있는가 하면, 침체에 빠질 때도 있다. 오랜 정체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재도약을 시도하는 그룹 중 하나가 바로 코오롱그룹이다.

코오롱그룹은 섬유산업 악화로 인한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부진이 이어진데다 지난 2004년 발생한 473억원 코오롱캐피탈 횡령사건으로 그룹 이미지까지 극도로 실추됐다.

코오롱그룹은 위기의식 속에 대대적인 그룹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다. 비영업자산을 매각하는 한편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하고 사업체질을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비영업자산 매각, 계열사간 통폐합 등 대규모 구조조정

지난 2004년 비영업자산 매각실적을 보면 코오롱이 하나은행 등 투자유가증권 및 공장사택부지 매각을 통해 1193억원, FnC코오롱이 충무로, 명동 빌딩을 매각해 192억원을 조달했다.

또 코오롱건설이 투자유가증권, 사회간접자본(SOC) 지분, 공장부지 매각으로 154억원을 조달하는 등 자산매각을 통해 1802억원의 자금을 조성했다. 이 같은 기조는 지난 2005년에도 이어져 2000억원 규모의 비업무용 자산을 매각했다.

아울러 지난 2005년 2월 코오롱마트의 10개 슈퍼마켓 매장의 자산양도를 통해 비핵심 사업분야에서 철수한데 이어 3월에는 코오롱글로텍을 중심으로 HBC코오롱, 코오롱TTA, 코오롱스포렉스, 코오롱개발이 한 수익성 위주의 비상장 계열사간 통폐합도 실시했다.

2005년 말에는 코오롱과 코오롱유화가 보유하고 있던 원료의약사업을 바이오 자회사인 티슈진아시아에 몰아주었다. 티슈진아시아는 지난해 초 코오롱생명과학으로 사명을 바꾸고 제약·바이오 부문 선두업체로 나아가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이어 지난해 6월에는 코오롱정보통신을 코오롱아이넷으로 사명을 바꾼 뒤 코오롱인터내셔널을 통합시켰다.

이를 통해 코오롱그룹은 ▲코오롱 중심의 첨단소재 ▲코오롱유화ㆍ 코오롱생명과학 중심의 화학·바이오 ▲코오롱건설ㆍFnC코오롱ㆍ코오롱아이넷 중심의 건설·서비스 부문 등을 3대 주력사업으로 사업구조의 밑그림을 완성했다.

◆코오롱, 건설, 유화 등 주력사 실적 개선 추세

그 결과 코오롱을 비롯해 코오롱건설, 코오롱유화, FnC코오롱 등 주력계열사들의 실적이 개선추세를 보이는 등 그룹이 활기를 띠고 있다.

코오롱은 지난해 9월말 현재 총자산이 1조5654억원에 이르는 코오롱그룹내 핵심 계열사다. 의류용 원사, 산업용ㆍ포장용 필름, 전자소재용 광확산판ㆍ광박막성필름, 타이어코드 등 산업자재 및 화학제품을 주력 생산하고 있다.

코오롱은 지난 2004년 매출 1조2899억원에 1515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냈다. 하지만 2005년 각각 1조2178억원, 66억원으로 흑자 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 1~3분기에도 각각 8094억원, 147억원으로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총자산 9397억원 규모의 코오롱건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코오롱건설은 2005년 매출 1조590억원, 순이익 727억원에 이어 지난해 1~3분기에는 각각 7969억원, 623억원을 나타냈다. 지난 2004년 474억원 적자에서 2분기 연속으로 흑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국내 섬유수지 독점 생산업체인 코오롱유화(이하 2006년 9월말 기준 총자산 3369억원)가 각각 2005년 및 지난해 1~3분기 135억원ㆍ136억원의 흑자를 내고 있고, 의류업체인 FnC코오롱(2883억원)이 각각 135억원․56억원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진행된 계열사간 통폐합으로 코오롱의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도 한층 강해졌다. 코오롱그룹 계열사간 지배구조는 코오롱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맡으면서 주력 계열사들이 비핵심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구조를 갖춰놓고 있다.

코오롱은 코오롱건설(이하 코오롱 보유지분율 14.88%)을 비롯, 코오롱유화(42.52%), 코오롱아이넷(31.72%), 코오롱글로텍(48.59%), 코오롱제약(21.04%), 케이티피(70.0%), 네오뷰코오롱(88.54%), 케이에프엔티(100.0%) 등 8개사의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또 FnC코오롱에 대해서도 최대주주인 코오롱글로텍 26.67% 다음으로 많은 24.8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코오롱글로텍은 아시아퍼시픽 51.2%, 셀빅 87.98% 등의 지분을 소유하며 최대주주로 있다.

이어 FnC코오롱이 코오롱패션(94.27%)ㆍ코오롱마트(73.44%)ㆍ스위트밀(40.0%), 코오롱건설이 덕평랜드(100%)ㆍ크리오텍(100%)ㆍ코오롱환경서비스(60%)ㆍ코오롱씨앤씨(100%), 그린나래(50.1%) 등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와함께 코오롱제약과 코오롱아이넷이 각각 코오롱생명과학(11.76%), 코오롱웰케어(50.44%)를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3세 오너 이웅열 회장 코오롱 잠재지분 178만1250주 보유

코오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는 오너인 이웅열 회장이 자리잡고 있다. 이 회장은 대표적인 3세 경영인이다. 창업주 고 이원만 회장, 이동찬 명예회장의 대를 이어 그룹의 총수가 됐다.

고 이원만 회장의 장남인 이동찬 명예회장은 신덕진씨와의 슬하에 1남5녀를 뒀다. 이 명예회장의 외아들인 이 회장은 신일고를 졸업하고 고려대 경영학과 재학 중 도미, 아메리카대학(경영학)과 조지워싱턴대학원(경영학 석사)을 나왔다.

1977년 코오롱에 입사해 1985년 뉴욕지사, 1986년 도쿄지사, 1987년 상무이사, 1989년 기획조정실장(전무) 등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쌓았고, 1991년 그룹 부회장에 이어 1996년 40세의 나이로 회장에 취임했다.

이 회장은 코오롱의 지분 17.42%(보통주 기준)를 갖고 있다. 부친인 이 명예회장 3.08% 등 특수관계인 7명의 지분을 합하면 20.56% 수준이다. 코오롱이 코오롱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오너 지분이 낮아 보인다. 하지만 코오롱은 일본 도레이사가 12.79%를 소유하고 있다. 이 회장의 우호 세력이다.

특히 이 회장에게는 그룹 경영권을 확고하게 지킬 수 있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신주인수권(워런트)이란 ‘히든 카드’가 있다.

BW는 투자자가 채권을 매입한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일정가격에 기업이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채권과 신주인수권이 별도의 증권으로 분리돼 따로 양도할 수 있는 분리형과 ▲신주인수권과 채권이 함께 표시돼 분리해 양도할 수 없는 비분리형으로 나뉜다.

코오롱은 지난 1999년 6월 만기 40년짜리 121회차 BW 300억원을 발행했다. 현재 사채 원금은 전액 상환되고 워런트만 남아 2000년 6월부터 오는 2039년 6월까지 1만6000원당 코오롱 보통주 1주씩 총 187만5000주를 인수할 수 있다.

지난해 4월1일 이 회장의 가장 최근의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 보고서(5% 보고서)’를 보면 이 회장은 코오롱 121회차 BW 워런트 중 178만1250주를 인수할 수 있는 워런트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까지 지분 변동에 따른 ‘5% 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은 것을 보면 지금도 해당 워런트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 주가는 지난해 12월28일 현재 1만4250원이어서 당장은 신주 전환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워런트 행사 가능기간이 앞으로도 무려 33년이나 남아있는 만큼 향후 코오롱 주식으로 전환, 평가차익과 함께 현 보통주 발행주식의 10.78%에 이르는 지분 확대를 꾀할 수 있는 경영권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 회장의 코오롱의 경영권은 확고한 편이며 이를 통해 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후계구도와 관련해서는 이 회장은 부인 서창희씨(45)와의 사이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외아들 규호씨(21)은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다. 두딸인 소윤양(18) 과 소인양(16)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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