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부실 시공 논란 아산 ‘지중해마을’ 직접 가보니

입력 2015-05-1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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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속 유럽풍 마을로 각광을 받고 있는 아산 탕정면 지중해마을이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화재에 취약한 스티로폼으로 만들어진 외벽 모습.
한국 속 ‘작은 유럽’이라고 불리며 관광명소로 주목받는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있는 일명 지중해마을 ‘블루크리스탈 빌리지’. 8일 오후 이곳을 찾았을 때 관광객은 그리 많지 않았고 겉으론 평온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만난 건축주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건축주이자 주민 63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중해마을이 허위구조설계에 의한 부실건축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원영 비대위원장은 “중심보와 슬라브에 균열이 발생하고 1층 바닥으로 물이 흘러내리는 현상이 목격돼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아산 지중해마을은 2011년 7월에 건축허가를 받고 2013년 완공됐지만 올해부터 건물 벽에 균열이 발생하고 누수가 생기는 등 전체적으로 부실시공과 부실설계라는 지적이다.

지중해마을은 탕정일반산업단지(삼성디스플레이 공장 등) 조성 당시 고향에 남기로 뜻을 모은 원주민이 조합회사를 만들어 꾸민 이주자 단지다. 유럽풍 건축양식을 본뜬 3층짜리 건물 63채가 들어서 있는데, 동마다 1층엔 커피숍·음식점과 같은 상점이 있고 2, 3층은 주거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주민들의 주장에 따르면 63채 중 절반 이상인 40채 가까이 균열, 누수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실제로 현장을 돌아보니 곳곳에서 보강 보수를 한 흔적이 눈에 띄었다. 균열은 육안으로 알아볼 수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 기울어진 모습이 눈에 띄는 동도 있었다.

특히 올해 1월 의정부화재 때 알려진 스티로폼이 전체 63채 건물의 외벽 마감재로 사용됐다. 스티로폼 단열재는 외기를 차단하려고 사용돼 왔으나, 지중해마을의 경우 건물간 간격이 좁아 더욱 화재에 취약해 보였다.

일정 면적 이상일 경우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건축허가가 날 수 없지만, 63채 개별 건축물로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시공할 수 있었다.

건축법상 근생시설이 40% 미만이어야 하므로 1층 한 개 층만 상가로 설계돼야 했지만, 지중해마을은 건축허가 당시 1층과 2층이 상가로 구조설계됐다.

비대위 측은 허가권자인 아산시청에서 총 63채의 도면을 보고도 법규 위반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법원의 구조감정 결과 도면 대비 철근이 평균 10% 많게는 23% 덜 들어갔다는 주장이다. 총 공사비 230억원 중에서 삼성이 철근ㆍ레미콘 등 23억원을 지원했는데, 이 중 60억원 정도(비대위 추산)의 차익을 중간에서 시공회사인 탕정산업에서 횡령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 비대위원장은 “바라는 것은 구조진단을 제대로 하고 구조기술사의 보강방법에 따라 문제를 시정하는 것”이라며 “세월호 사고 이후 안전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돼 지금이라도 위험에서 벗어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산시청은 이에 대해 “민원이 들어와 조사 중”이라며 자세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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