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펀드매니저들, 중국 증시 활황에도 투자비중 확대는 경계

입력 2015-05-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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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 자산운용사들이 수익률 부진을 감수하고 최근 활황인 중국 증시 투자에 지나치게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피델리티에서 이머징마켓 펀드를 운용하는 새미 심니거 매니저는 중국 증시 투자에 소극적인데 대해 “‘비중축소(underweight)’가 운용 성적의 발목을 잡았다”며 “그러나 투자자들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봐주기를 바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_)에 말했다.

중국 주식은 피델리티 이머징마켓 펀드의 운용자산 37억달러 중 15%로 여전히 이 펀드가 보유한 다른 나라의 주식보다 비율이 높다. 그러나 심니거 매니저는 올해 중국 투자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중국 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급등했지만 그는 투자 배분 비율을 바꾸지 않았다. 상하이 시장의 30% 성장은 대체로 대형 국영기업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채무 규모와 중국의 성장 전망 악화를 이유로 대형 국영기업의 실적 전망에 의문을 품고 있다.

이같이 생각하는 건 그뿐만이 아니다. 평균적으로 펀드 매니저들이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비율은 MSCI 이머징마켓지수 등의 벤치 마크에 포함된 비율만큼 높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심니거 매니저가 운영하는 피델리티 펀드는 연초부터 지난 8일까지 4.2% 상승했는데, 이는 MSCI 지수의 8.2%를 밑돈다. 평균적인 분산형 신흥시장 펀드의 성장률은 6.6%다.

다른 펀드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중국 투자 비중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사들여 미래의 수익을 줄이는 리스크는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경제 성장이 둔화해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책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투자 상품이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펀더멘털이 아닌 경기 부양책에 기인한 것이다. 한때 호조를 보였던 달러와 독일 국채 등 일부 자산의 인기가 시들해진 가운데 중국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이러한 활발한 시장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투자자들에게 상기시켰다고 WSJ는 설명했다.

정보제공업체인 EPFR글로벌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금까지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에만 투자하는 펀드에서 193억 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다. 유출은 12주간 지속됐는데, 이는 2013년 중반 이후 최장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코플리펀드리서치의 스티븐 홀든 창업자는 “펀드 매니저들은 중국 주식을 더 사는데에는 납득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거시경제에 힘입어 혜택을 입었던 사람들조차도 신중해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65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미래에셋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라훌 차다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기 부양책에 의한 상승장은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중국의 보험사와 은행 주식을 약간 매각하고 회사의 아시아주식 펀드에서 중국 투자 비율을 6% 줄였다. 그는 “앞으로 중국에 대한 투자 비율을 늘리기 위해선 경제 지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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