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1일 기자간담회를 자청, 검찰과 언론을 향해 자신의 입장을 적극 밝히는 등 반격을 시도하고 나섰다.
홍 지사는 이날 경남도청 소회의실에서 기자들에게 "어제 한 방송에 압수한 회계 보고서가 나온 걸 보고 검찰이 증거물까지 공개하면서 여론으로 압박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수사가 정점에 치닫기 때문에 내 입장을 말씀드릴지 않을 수 없다"고 간담회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사건은 애초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을 수사하다가 성 전 회장이 자살한 사건"이라며 "성 전 회장이 자살하기 전에 남긴 메모에 대한 잔해 수사를 하는데, 잔해 수사를 하면서 무리한 수사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검찰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공정하게 수사했으면 한다.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전력을 다하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홍 지사는 자신의 일정표와 관련, "검찰에 일정표를 제출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는데, 우리는 일정표를 제출 안 했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이 윤모씨가 돈을 전달했다는 시점과 장소를 먼저 제시하면 나중에 제출하겠다"며 "검찰에 양해를 구했다"고 전했다.
또한 "우리가 일정표를 먼저 제출했을 때 윤씨가 그 일정에 빈 일정을 끼워넣어 돈을 주었다고 하면 도리가 없다"며 "검찰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윤씨가 수시로 말을 바꾸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뿐만 아니다. 홍 지사는 검찰 조사 때 윤씨가 돈을 주었다는 시점과 장소이 특정되면 본인한테도 물어보라고 요구했는데도 검찰이 물어보지 않았다고 조사 당시 상황을 공개하기도 했다.
윤씨가 전달했다는 1억원이 공천헌금이란 보도 내용에 대해서도 그는 "어이가 없다. 어처구니가 없다"고 부인했다.
홍 지사는 "(나를 도왔던) 모 전직 지자체 단체장이 2012년 12월 경남도지사 선거 때 '성 전 회장이 큰 것 한개(1억원)를 윤씨를 통해 도지사 선거 캠프에 전달하라고 했는데, 배달사고가 났다'는 얘기를 전해왔다"며 "이 전직 단체장도 검찰이 불러 조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검찰이 의심하는 경선 기탁금 1억2천만원과 관련해 홍 지사는 "그 돈은 집사람의 비자금으로 은행 대여금고에 보관했던 것을 이번에 알게 됐다"며 "변호사를 11년간이나 했고, 원내대표 시절 국회 대책비로 한 달에 수천만원씩 가운데 본인 활동비 중에서 쓰고 남은 돈 일부를 모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공직자 재산등록 누락과 국회 대책비 일부의 생활비 사용에 문제가 있어 검찰이 별건으로 입건하면 조사받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