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은 11일 정청래 최고위원의 ‘사퇴 공갈’ 발언과 관련, “정 최고위원의 사과는 받아들였지만 내가 최고위원으로서 복귀하는 건 별개 문제”라고 말했다.
주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에게 사과하기 위해 지역구인 전남 여수의 지역구 사무실로 찾아온 정 최고위원과 전화 통화를 한 뒤 이 같이 입장을 밝혔다.
주 최고위원은 “오후 2시30분께 정 최고위원으로부터 ‘미안합니다. 직접 만나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라는 문자가 와서 만나기 위해 지역구 사무실 근처까지 갔다가 취재진이 많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전화통화를 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 지역 사무국장이 연결해서 직접 통화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전화통화에서) 정 최고위원이 ‘미안하다’고 사과 표시를 한 뒤 ‘복귀해서 다시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개인적으로 여수까지 와서 사과한 것은 사과대로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내가 최고위원으로서 복귀하는 건 별개 문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 최고위원한테 사과를 받을 수는 있지만 복귀를 권유받을 일은 아니다”라며 “사과와 사퇴철회는 별개의 문제로, 복귀 문제를 정 최고위원이 말하지 말라”고 한 뒤 정 최고위원을 돌려보냈다고 설명했다.
주 최고위원은 “나는 어쨌든 이미 사퇴를 해 버렸다. 필요하면 사퇴를 철회하고 하는 게 아니지 않냐”며 “이미 던져버린 것”이라고 사퇴의사를 번복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그는 특히 문재인 대표가 이날 자신의 당무복귀를 촉구하면서 ‘최고위원의 의무’를 언급한 데 대해 “지도부가 의무 못지 않게 책임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서 의무를 다하라는 건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결자해지 차원에서 주승용 최고위원님 여수 지역사무실에 내려왔다. 정치노선이나 견해를 떠나 남자답게 쿨하게 상처를 준 부분에 미안함을 전하러 왔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둘이 만나서 풀려고 했는데 주 최고께서 사무실로 오는 도중에 기자들이 몰려왔다는 소식에 저에게 전화를 주셨다”고 상황을 전했다.
정 최고위원은 전화통화에서 “형님, 모든 걸 떠나서 미안합니다. 그래서 내려왔습니다”라고 말을 했고, 주 최고위원은 “여기까지 내려와줘서 고맙고 정 최고의 사의는 받아들이겠네. 내가 멀리서 온 사람을 가서 만나야 되는데... 기자들도 있고 하니 만난 걸로 치세. 못가서 미안하네 잘 올라가소”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정 최고위원은 “주 최고께서 따뜻하게 전화주셔서 조금은 홀가분한 마음에서 상경은 하지만 모든 것을 떠나서 국민과 당원 그리고 지지자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저는 언제나 야당답게 선명하게 불의에 맞서 싸우겠다”며 “대여투쟁에는 절대 기죽지 않고 심기일전 하겠다. 오늘 여수행은 지지자들께서 이것을 원하지 않을까 제 스스로 판단해서 한 행동”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