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제일모직 보호예수 잇단 해제… 최대주주 이재용에 쏠린 눈과 귀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에 ‘방아쇠’가 될 삼성SDS, 제일모직 주식의 보호예수기간이 잇단 종료를 앞두고 있어 주목된다. 업계의 관심은 이들 계열사의 개인 최대주주인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에 쏠린다.

우선 삼성SDS는 오는 14일 보호예수기간이 해제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상장 이후 6개월 동안 묶여있던 보호 예수 주식수 4688만1198주(60.59%)의 거래가 허용된다. 보호예수는 신규 상장되거나 인수·합병·유상증자 등이 이뤄진 기업의 주식에 대해 소액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대주주 등이 일정기간 보유 지분을 매매하지 못하도록 한 제도다.

현재 삼성SDS의 지분은 삼성전자가 22.58%로 가장 많고, 이어 삼성물산(17.08%), 이 부회장(11.25%),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3.09%),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3.09%) 등이다.

증권가는 보호예수기간 종료 이후 삼성 오너 일가의 지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SDS는 상장 이전부터 이 부회장 등이 향후 상속세 납부 등 삼성의 새로운 지배구조 구축에 대한 재원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전일 삼성SDS 종가(25만5500원) 기준 이 부회장이 지분을 전량 매가할 경우 2조원이 훌쩍 넘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업계는 그러나 이 부회장이 당장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 측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움직임은 없다. 분위기는 조용하다”며 당장의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을 처분하는 것보다 삼성전자와의 소규모 합병을 통해 주식을 맞교환 하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규모 합병이) 바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오너 일가가 삼성전자 지분을 쉽게 확보하고, 양도소득세를 피할 수 있는 등 여러 효과가 있는 만큼 (소규모 합병)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제일모직에 대한 보호예수 기간 해제도 관심사다. 지난해 12월 상장한 제일모직 보통주의 보호예수기간은 다음달 17일 종료된다. 제일모직의 지분구조는 이 부회장(23.23%), 이부진·이서현 사장(각 7.74%), 이건희 회장(3.44%) 등 특수관계인이 52.24%를 갖고 있다. 이 부회장의 경우 제일모직의 전날 종가 기준으로 주식을 전량 매각할 경우 약 4조4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SDS, 제일모직에 대한 삼성 오너 일가 지분 변화에 대해 쉽게 예단할 수 없지만, 보호예수 기간 해제를 기점으로 주가 변동성은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가 일각에서는 삼성SDS, 제일모직 주식의 보호예수 기간 종료 이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매각에 대한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