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드문 이력의 소유자다. 행정고시 14회 출신으로 조세 분야에서 자타공인 전문가였던 그는 돌연 민간 금융회사로 자리를 옮겨 제2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관 출신으로서 정부와의 소통력과 증권사 경영 경험으로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덕분인지 거래소는 그의 취임 이후 3년간의 재수를 끝내고 공공기관 굴레에서 해방됐다.
최 이사장은 김천세무서 총무과장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재정경제부 조세정책과장, 중부지방국세청장 등 세제ㆍ세정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2003년 12월부터 조달청장으로 일하면서는 공무원 출신답지 않게 ‘경쟁적ㆍ시장친화적 마인드가 강하다’는 평가를 얻었다.
당시 철도청이 시설공단으로 떨어져 나가는 바람에 조달청 발주 공사 규모가 줄었다고 직원들이 볼멘소리를 하자 최 이사장은 “일반 기업과 똑같이 경쟁해야하는 특별회계 기관인데 무슨소리냐”며 공격적인 경영을 주문했다고 한다.
2005년 조달청장을 끝으로 공직생활에서 물러난 그는 2006년 계명대 경영학과 부교수로 잠시 부임하면서 우리금융그룹 사외이사로 금융업계 행보를 시작했다. 이후 2008년 현대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4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추진력이 강한 덕분에 최 이사장은 현대증권에서도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브로커리지에 편중돼 있던 수익구조를 PI, 자산관리, 투자은행(IB) 등으로 다변화했다.
그가 당시 영업에 중점을 두면서 인사이동시 영업력이 강한 젊은 직원들을 지역 본부장으로 발령 낸 사건은 최근 ‘발로 뛰는 거래소’를 운영 타이틀로 내세운 것과 일맥상통하는 지점이다. 요즘 그는 “증시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방의 우수 비상장기업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1950년 경상북도 성주 출생 △경북고 △서울대 지리학과 △행정고시(14회) 합격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 △게이오기주쿠대 경제학 석사 △숭실대 경제학 박사 △서울지방국세청 재산세국장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중부지방국세청 청장 △제22대 조달청 청장 △계명대 경영학과 부교수 △현대증권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