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둠’으로 유명한 누리엘 루비니 교수가 글로벌 미술품 시장이 부패로 얼룩졌다고 경고했다.
그는 11일(현지시간)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최고급 미술품 매매는 비밀로 가득 차고 규제를 거의 받지 않는 사업”이라며 “이에 탈세와 돈세탁의 수단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루비니 교수의 발언은 이날 뉴욕 크리스티의 파블로 피카소 작품 경매를 앞두고 이뤄졌다. 크리스티는 이날 나온 피카소의 그림 ‘알제의 여인들(Les femmes d’Alger) 버전O’ 경매 시작가로 1억4000만 달러를 매겨 사상 최고치 경신을 기정 사실화했다.
결국 이날 경매에서 피카소의 작품은 1억7940만 달러(약 1966억원)에 낙찰돼 이전 기록인 지난 2013년 11월 프랜시스 베이컨의 ‘루치안 프로이트의 세 가지 연구’(1억4200만 달러)를 뛰어넘었다. 크리스티는 피카소 작품을 포함해 이번 주 경매 낙찰금액이 총 2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 미술작품을 조금 사들이기도 한 루비니는 “전 세계 아트페어를 둘러보면서 미술품 시장의 그림자를 보게 됐다”며 “일부 사람이 특히 고가의 미술품을 돈세탁의 수단으로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개인이 100만 달러 이상의 고가 미술품을 현금으로 살 수 있고 이를 등록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금융시스템 속에서 자금 흐름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CNN머니는 설명했다.
2007년 브라질 은행가였던 에데마르 시드 페레이라는 돈세탁을 위해 장 미셸 바스키아의 작품 ‘한니발’을 미국으로 들여오려다 적발되기도 했다.
미술품은 세금 회피에도 용이하다. 스위스 제네바 등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자유무역항(free port)에 미술품을 무한정 보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루비니 교수는 이런 문제점에 대한 해법으로 “규제가 무조건 답은 아니다”라며 “다른 시장처럼 지금보다 더 높은 가격 투명성과 많은 정보로 미술시장이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