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당 10%의 고리를 받는 강원랜드 도박자금 사채는 불법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채무자가 빌린 돈 전부를 갚아야 한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도박 참가자의 심리적 절박함을 이용해 고리를 취하는 강원랜드 사채빚은 갚을 필요가 없다"고 본 1심 결론을 뒤집은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부(재판장 박인식 부장판사)는 사채업자 황모(60)씨가 신모(57)씨를 상대로 낸 대여금 반환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신씨는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기 위해 황씨로부터 2012년 10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수차례 돈을 빌리고 갚는 일을 반복해왔다. 그러다 신씨가 빌린 돈 1100만원을 갚지 못하자 황씨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신씨가 돈을 갚을 필요가 없다고 판결했다. 1심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심창섭 판사는 "강원랜드에서 사용할 도박자금을 빌리는 행위는 자기 통제를 할 능력을 상실한 도박중독자에 대해 이뤄지고 있어 그 로 인해 더 깊이 도박중독에 빠지게 하고, 다른 범죄에까지 이르게 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사채업자들은 이런 도박중독현상에 편승해 10일에 10%를 받는 비정상적인 이자를 받고 있어 우리 윤리 기준과 도덕률에 위반된 것으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반면 2심은 "폐광지역에 관한 특별법 상 내국인의 출입이 허용돼 있는 강원랜드 카지노에서의 도박행위는 일반적인 도박행위와 달리 형사적으로 처벌받지 않는다"며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도박 자금을 대여하는 행위는 도박을 조장하는 측면이 있더라도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황씨와 신씨는 상고를 포기해 이 사건은 대법원 판결없이 2심 결론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