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이 진정 빛을 발하려면 [이꽃들의 36.5℃]

입력 2015-05-1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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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타' 무대에 선 배우 공효진, 강혜정.(사진=수현재 컴퍼니)

“매너리즘에 빠졌었습니다, 연극 덕분에 해답을 얻었지요.” KBS 2TV 드라마 ‘프로듀사’ 제작발표회서 만난 공효진에게 전작인 연극 ‘리타’ 출연 이후 달라진 점을 물었더니 이같이 답했다. 연기 메소드(Method)에 대해 환기하게 됐다며 밝은 기색을 감추지 않는다. 연극은 TV 청춘 스타도 농익게 하는 풍요로운 장이다.

“소리를 콱 내질렀다가, 때로는 속삭였다가. 연기의 강약 중간약을 모두 연극을 통해 훈련했지요. 여전히 그 곳에 다시 서고 싶습니다.” 스크린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내뿜는 배우 김성균이 털어놓는다. 무대는 연기의 참맛을 아는 배우를 태동하게 하는 생생한 현장이다.

그리고 국민 배우 김혜자가 말한다. “연극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연기의 또 다른) 눈을 돌렸습니다. 제가 연기를 하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중요해졌지요. 연극을 하면서 ‘과연 내 역할이 배우로서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경지에 오른 이에게 깨우침을 준다. 더 나아가 배우로서, 스타로서 대중에 끼칠 영향력을 고민하게 한다.

그 곳이 바로 연극 무대다. 숨결이 살아있고, 떨림이 오고 가는 연극 무대는 저마다 빛깔을 달리하며 관객과 배우를 품어낸다. 이것이야말로 이순재, 신구 등 굵직한 노배우들 또한 tvN ‘꽃보다 할배’를 통해 찾은 그리스 디오니소스 극장에서 자신의 무대를 떠올리고, 고대 희랍 연극의 근본 정신을 되새긴 이유다.

이처럼 화려하게 꽃 피우는 문화의 산실인 연극은 국내에서 크게 외면 받고 있다. 최근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14년 경기 하반기 동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로(50%)와 민간(42.1%) 공연 시설에서 전년 동기 대비 관객 수가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공연시설 중 대학로의 62.5%, 기타 민간 시설의 36.8%가 순이익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극 공연단체의 51.3%는 전반적인 경기부진과 더불어 관객확보의 어려움을 애로요인으로 꼽았다.

36년 전통을 지켜온 서울연극제의 파행도 빼놓을 수 없다. 서울연극제 주최 측은 지난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예술극장과 갈등을 빚으며 대관 공모 탈락 위기를 겨우 무마했다. 이윽고 이번 연극제 개막을 하루 앞두고 극장 폐쇄를 통보받았다. 안팎으로 부침을 겪는 국내 연극계 현실이다. 생명력을 불어넣게 할 하드웨어 점검이 시급하다. 주먹구구식 문화 행정에서 벗어나 단단한 연극계 풍토를 만들어야할때다. 서울 대학로를 거닐면 곳곳에 내걸은 문구가 보인다. ‘연극이 시대의 정신적 희망이다.’ 빈약한 구조에 건실히 뿌리 내리지 못한 연극계를 떠올리면, 무던히도 공허하게 들리는 슬로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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