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개혁]재정 악화 우려 높은데 씀씀이만 줄이겠다는 정부

입력 2015-05-13 08:57 수정 2015-05-1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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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건전성 악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의 재정개혁 대책에는 ‘증세’는 빠져 있고, 씀씀이를 줄이는 데만 초점이 맞춰 있다. 세수 부족 상황에서 재정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현실적인 대안을 선택한 것이다.

정부는 13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2015년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 재정건전성 강화와 재원의 효율적 배분을 목표로 하는 재정 개혁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비과세 감면 정비, 세외수입 확충 등의 노력으로 총수입을 늘리고, 중장기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지하경제 양성화 등 세입 기반 확충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대규모 세수 결손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위기 의식이 별로 없고 대응이 미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 국세 수입을 210조1000억원으로 잡았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6월 말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에서 경제전망을 하향 조정할 경우 대규모 세수 결손이 불가피하다. 국세 수입이 결손 되면 국채를 발행하고 국가채무로 이어질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0.1%포인트 떨어지면 2000억원의 세수 부족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3년 세수 결손은 8조5000억원, 지난해는 12조원에 달했다. 올해도 세수 결손이 발생할 경우 4년 연속 세수 부족 현상을 겪는 셈이다.

상반기는 조기 재정집행을 통한 경기부양, 하반기에는 세수부족에 따른 불용예산 확대가 만성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이번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가계부 보완 과제는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공약가계부 달성이 요원하고, 세입과 세출 모두 녹록지 않지만 여전히 큰 그림은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2013년 5월 발표된 공약가계부는 ‘증세 없는 복지’를 원칙으로 설계됐으며 박 대통령의 공약을 구현하는 데 5년간 총 134조8000억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도 연말정산 보완대책 마련 등으로 계획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으나 사업이 시행은 될 것이므로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방문규 기재부 2차관은 “재정 여건이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경제를 살려서 재정여건을 개선해 나간다는 게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재정개혁을 통해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약가계부에 나와 있는 공약 사업들은 예정대로 진행이 되고 있다. 세수 여건이 나빠지고 있지만 세출 사업으로 반영된 부분은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세입 부분은 상반기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증세는 최후의 수단이라고 생각하므로 재정개혁과 경제활성화 대책을 통해 정상적으로 세금이 더 들어오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는 증세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다만 증세에 앞서 정부가 복지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제시 하는 게 순서다. 세금이 얼마나 필요할지, 어느 쪽에서 걷어야 할지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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