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조업 배분 효율성, 미국보다 낮고 일본과 유사

입력 2015-05-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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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제조업의 평균적인 배분 효율성이 미국보다는 낮고 중국보다는 높으며, 일본과는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지윤 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13일 ‘우리나라 제조업 부문의 사업체간 자원배분 효율성 추이ㆍ국제비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배분 효율성이란, 한정된 생산자원을 사업체의 생산성 격차에 따라 적절히 배분함으로써 총생산량을 극대화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1990년대 6% 내외에서 2000년대에는 4%대로 하락했으며 2010년 이후 최근 4년간의 성장률은 3% 내외에 머무르고 있다.

한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생산요소의 투입 증가와 총요소생산성(TFP) 증가에 의존하는데, 총요소생산성을 증진시키는 데는 사업체의 평균적 생산성을 증가시키거나 주어진 생산요소가 보다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지윤 연구위원에 따르면 미국의 배분 효율성은 0.73으로 가장 높았으며 중국은 0.50으로 가장 낮고, 한국과 일본은 각각 0.65 및 0.68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오 연구위원은 다만, 국가별 제조업 데이터의 사업체 포함 기준이 다르고 분석기간 역시 동일하지 않다는 점에서 해석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1년부터 2009년까지 우리나라 제조업의 기술수준은 연평균 6.2% 증가했으나, 배분 효율성이 연평균 0.6% 하락함에 따라 총요소생산성 증가율(기술진보율+배분 효율성 변화율)이 5.6%에 머무른 것으로 조사됐다.

즉, 배분 효율성이 유지되기만 했더라도 우리나라 제조업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실제보다 0.6%포인트 높은 연평균 6.2%의 상승률을 실현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또 사업체 규모가 작을수록 과잉생산하고, 사업체 규모가 커질수록 과소생산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에 대해 오 연구위원은 양극화 해소 등을 위한 중소기업 보호정책 등이 확대되면서 소규모 사업체가 과잉생산하는 비중이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규모 사업체의 독점력 강화와 이를 남용한 하청업체와의 불공정 관행이 심화된 결과일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대규모 사업체가 시장지배력을 이용,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생산량을 제한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대규모 사업체의 수요독점으로 소규모 사업체의 납품단가 등에서 불공정 거래행위가 발생할 경우 효율적 생산량 추정치가 왜곡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오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에 대한 일괄적인 보호ㆍ지원 정책을 지양하는 한편, 연혁이 낮은 신규 중소기업에 대해 성장가능성을 고려한 선별적 지원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업력이 긴 사업체들은 오히려 생산성에 비해 과잉생산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므로, 상대적으로 생산성 대비 과소생산하는 경향이 있는 신생기업 위주로 중소기업지원정책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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